Рет қаралды 101,760
.
공연날짜 : 2016년10월15일(토) 저녁9시30분쯤.
공연자 : 정선호(Jung Sunho) 프리스타일 기타리스트.
내가 얼마나 노래 실력이 형편 없는지 흨흨ㅠ_ㅠ
객관적으로 모니터 후 깊은 반성에 빠진 다음 날이었다.
모자르디 모자른 나의 밑바닥 수준에서 허우적대다가,
다음날 천재수준의 내공을 보니 그 갭이 너무 커서
훨씬 더 임팩트 있게 충격이 왔다.
어제 갑자기 스케쥴이 조정 되어서 시험에 들었었다.
이 시간이 왜 생긴걸까?
이 시간을 어디에 쓰길 바라셔서 주신건지 참 헷갈렸다.
찬양팀 연습? 인삼축제? 내일 있을 가요제 연습?
그러다가 들은 생각이
"아무리 기도해도 옳은 길을 모를땐,
한 길씩 직접 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찬양팀 합주실로 향했다.
이런 선택을 한 첫번째 이유는,
주께서 내 중심을 보시기 위함이신듯 해서 보여 드리려고.
두번째 이유는
오랜만에 지체들 얼굴이라도 보려고.
출발이 늦어졌지만 포기 안하고 미친 척 콜택시를 탔다.
그렇지만 토요일 저녁 길이라 너무 막혔고,
합주가 끝난 후에야 도착하게 될거라는 계산이 나왔다.
'진짜로 주께서 오늘 내가 합주에 참여하길 바라시는 거라면,
기적적으로 길이 안막히게 해서라도
제 시간에 도착하게 하시겠지' 생각했던건데 말이다.
그런 기적을 일으키시진 않으셨다.
합정동 들어서니 동맥경화처럼 도로가 꽉 막혔고,
그래서 못 간다고 톡을 보내고는
왠지 미션 실패한 듯한? 성령인도 못받은듯한? 복을 놓친듯한?
그런 우울한 마음에다가...
마침 컨디션도 안좋아 쏟아지는 졸음 덕에
몽롱하고 센치해진 발걸음으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신촌을 향해 걸어갔다.
쇼핑하는 셈 치고 옷이며 맛집이며 이것저것 둘러보며 걷다가,
왠지 버스킹존을 구경하며 지나가고 싶은 생각에 그곳을 향했다.
버스킹존으로 건너가는 건널목에 서서
녹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벌써부터 한 기타연주 소리가 내 귀를 사로잡으며
나보고 얼른 오라고 재촉했다.
사람들이 내 뒤를 지나가면서 하는 말소리들이 들렸다.
"와 기타 존~~~나 잘친다"
공연을 보러 모여있는 사람들중에서도
이미 이 분의 공연을 본적 있는 분들이
계속 내 등 뒤에서 스포를 날린다.
이미 본 적 있는데도 또 보게 되는 공연인거다.
공연이 이제 막 시작한건지 아직 사람이 많이는 안 모였다.
그래서 키가 작은 내가 잘 보이는 앞자리로 가서 볼수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아니 이 분은???!!!
지나가면서 둘러보기만 하려던거였는데 세상에!!
얼마전에 내가 커뮤니티 카페에서 본 그 천재 기타리스트였다.
그래서 나의 귀가 예상시간이 확~~ 딜레이됐다.
영상으로 봤던 "미션 임파서블"연주가
눈으로 직접 봐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녹음한걸 틀어놓은거라는 주장이 맞는듯이 보였다.
내 예상대로 "루프 스테이션"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거였다.
"미션 임파서블 기타 연주"를 라이브로 녹음하고,
곧바로 녹음한 연주곡을 틀고,
녹음한 연주곡이 시작될때 기타바디를 뒤집어 앉고,
방금 전에 자신이 연주한 곡에
난타 연주를 라이브로 덧입히는거였다.
이 분 손이 너무 빨라서인지,
"이 폭포를 지나"라는 곡을 연주할때도
라이브가 아니라 CD 틀어놓고
액션만 하는건가 싶기도 했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정말 기타 하나로 저렇게 다양한 소리들을 낸다고???
작년에 대회 두군데에서 1등을 했는데도 인생이 안 바뀌었다며,
(아마 마틴기타대회,버스킹라이징스타
이 두군데를 말하는거 같다)
그래서 세계대회에 도전중인데,
얼마전에 8개월간 치뤄진 예선을 1위로 통과했고,
11월이나 12월에 있을 결승에서
온라인으로 인기투표를 한단다.
총 상금이 10억 1등이3억이라는데,
그 돈으로 무엇을 살까 어쩔까 그런 생각보다 이 분은,
생활비 걱정 없이 몇년동안 죽어라 기타 연습만 올인해서,
진정 세계적인 기타리스트가 되는걸 목표로 삼고 계셨다.
와~~ 이 분 정도의 실력이면
국가대표로서 전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도록,
나의 한 표를 기꺼이 모아 줘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돈이 많다면
세계 최고의 명기타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는데,
이미 지금 가지고 계신 기타가
이 분으로 하여금 세계 명기타가 되어 있으니,
다른 기타가 필요 없지 않을까 싶다.
진짜로 이 분한테 필요한건
다른거 아무것도 신경쓸 필요 없이
죽어라 기타 연습만 할수 있는 여건이다.
이 분은 악마의 특별한 해꼬지가 없는 한
앞으로 못 뛰어넘을 장벽은 없을것이다.
나머진 다 준비되있는 사람이다.
예술계가 참 먹고 살기 힘들지만,
냉정하게 따져서 실력자만 살아 남는거고,
먹고 살기 힘들다는거는 사실 다 핑계고,
엄밀히 따져서 다 실력 탓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이 분처럼 실력이 끝내 주는데도
빽이나 돈, 법적인 문제, 혹은 건강이나 집안사정 등으로
천재적인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분도 꽤 많은듯 하다.
그런 분을 "재야의 고수"라 하지.
이 분은 어지간히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확실히 클라스가 다른 분이다.
이 분은 홍보가 되는 속도 때문에 시간이 걸릴 뿐.
이 분은 알려지기만 하면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될것이다.
"한국의 코타로오시오"가 될것이다.
실력이 끝내준다고 다 스타가 되는것은 아니다.
이 분처럼 무대매너와 끼.
멘트나 진행이나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센스.
가만히 있어도 속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는
타고나야 된다.
이것을 "스타성"이라 한다.
실력은 끝내주는데 스타성은 부족하고
대신 다른 쪽 능력이 더 좋아서,
"제자 양성"이나 "세션"쪽에서 빛을 발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다.
다 하늘이 물려준대로 펼쳐 나가게 되있는거다.
이 분은 스타가 되실 분이다.
더 유명해져서 가까이서 보기 힘들어지기 전에,
더 유명해져서 길거리에서 보기 힘들어지기 전에,
더 유명해져서 콘서트 티켙도 구하기 힘들어지기 전에,
정중히 요청해 악수를 해두었다.
다음엔 화장좀 하고 가서 인증샷 한컷 찍어야지ㅎㅎ
음악대학에서 전공하신 것도 아니고,
20살이면.. 늦었다고 보는 나이에 시작하신건데,
어릴때부터 배워서 전공한 학생들을 바보로 만드는 이 분.
대신 달달이 결코 적지 않은 레슨비를 바쳐가며,
식지 않은 열정으로 연습벌레의 길을 13년째 걸어오신거다.
기타 넥 잡는 자세부터도 불안정하고,
"기타 코드라도 치면서 노래하면 소원이 없겠다"는 나에게
진심 담아 조언해주신 한마디를 절대 못잊을것 같다.
하루에 10분씩이라도 꾸준히!!!
이 성실함만이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는 힘이라는것을!!!
못 뛰어넘는 어떤 이유도 다 비겁한 변명이라는걸.
이 분을 보면서 인정하게 되었다.
"이 분도 직업군인 출신이시네.
직업군인쪽에 은근히 스팩 좋은 능력자들이 많네.
참 클라스가 다른 분들이네.
신체가 건강하니까 다른 것도 열심히 할수 있고,
그래서 능력자가 많이 배출되나보다.
이런 분들은 타고난 건강을 밑천으로 이만큼 성장한거 같다.
나도 건강해지고 싶다.
아니, 반드시 건강 먼저 가지고 있어야 뭐든 되도 되겠구나.
중국에 2주정도 다녀 오신다니
다음 홍대 버스킹은 언제쯤 하시려나.
세계대회 본선 후부터는 못보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 밖에도 이런 오만가지 생각들이 스쳐갔다.ㅎㅎㅎ
이 날 나에게 갑자기 시간을 주셨던 이유를
정선호 기타리스트님을 직접 보면서 알것 같았다.
깊은 반성과 결심으로 지금의 잘못된 나를 바로 잡고,
붙잡은 꿈이 진짜 내 것이 될수있도록
게으름 떨치고 성실하게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지금 이 정도의 노력으로는 이룰수가 없다는걸
철저히 알게 하시려고 그러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