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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관측되는 등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는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식량 위기까지 겹치면서 케냐의 경우 100만 명에 가까운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벌써 3년 째 우기가 사라지는 등 기후위기가 심각한 케냐 투르카나 로드와 지역을 우수경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비행기를 타고 2시간.
갈수록 푸른 나무는 사라지고, 메마른 땅이 나타납니다.
우기와 건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지역이었지만, 벌써 3년째, 우기가 사라졌습니다.
태양열로 운영되는 마을 공동 물탱크.
물이 나오는 시간을 앞두고 물통들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 수업보다 물을 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에르쿠디 니카델리오/마을 주민 : "우리는 매일 물을 뜨러 옵니다. 하지만 태양에너지가 부족하면 충분한 물이 안 나옵니다."]
물의 양이 일정하지 않아 하루하루 물 구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마을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 지역은 더 어렵습니다.
이 부족이 젊은이들 대부분은 가축을 몰고 30년 터전을 떠났습니다.
가뭄이 심해지면서 강이 마르기 시작했고, 생계 유지 수단인 가축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어난지 넉달 된 아기가 있는 베로니카 씨는 남아있는 부족 주민들과 매일 물을 구하는 게 일상입니다.
4년 전만해도 이 곳은 충분한 물이 흐르는 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땅을 깊게 파도 물을 얻기 힘듭니다.
3,4미터 정도 파면 보이던 물이 최근에는 10미터 이상 파내려가도 보이질 않습니다.
어렵게 구한 물은 사람과 가축이 나눠 마십니다.
[레베카/주민 : "오래 걸렸습니다. (얼마나요?) 이 정도 구멍을 파는데 20일이 걸렸습니다."]
케냐 인구의 80%는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합니다.
그렇다보니, 물 부족은 생계 위협으로 이어집니다.
말라가는 땅에 풀이 없어지고, 나무도 사라집니다.
마을 주변에선 죽은 염소와 낙타들이 발견됩니다.
이제는 길을 가다 가축의 사체를 보는 게 일상처럼 됐습니다.
[가축 주인 : "계속 가축을 잃고 있습니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여기 세 마리도 곧 죽을 겁니다."]
마을에 하나뿐인 보건소.
아이들과 엄마들로 북적입니다.
지역 정부와 국제기구들의 도움으로 2주에 한번씩 아기들은 영양 상태를 점검받을 수 있습니다.
[에롯 아드메/아기 엄마 : "아이와 가족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아이가 아픈데 음식도 없습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임산부와 아이들에게는 영양보조 식품들을 무료로 나눠줍니다.
문제는 영양실조 어린이들이 최근 급증했다는 겁니다.
지난해 한 달 평균 35명에서 이번달엔 114명으로 늘었습니다.
여기다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도 번지고 있습니다.
[지역 간호사 : "상황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비교적 괜찮지만, 설사병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마을의 보건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역 간호사 : "피부 질환이 있고 설사 증세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계속 아프고, 먹일 게 없는 주민들은 영양 점검일 만을 기다립니다.
3년 째 건기가 이어지자 주민들은 가뭄에 강한 농작물로 바꿔 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가 오지 않아 싹이 트지 않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케냐에서만 4백 만 명 이상이 극심한 식량위기 단계에 직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영양실조에 걸린 5살 이하 아이들은 94만 2천명에 달합니다.
아사 직전의 극심한 위기에 놓인 아이들도 22만 명이 넘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지역민들에게 현금과 식량을 지원하고 있지만,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본 생필품 해결도 빠듯합니다.
[에쿠시 로렌/WFP 현금 수혜자 : "저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돈이 없습니다. 음식을 마련할 돈도 필요하고 아이들을 위한 비용도 필요합니다."]
국제기구들은 그동안 이 지역 우기에는 식량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우기가 없어진 이제는 1년 내내 지원이 필요해졌습니다.
[가브리엘 이칼/WFP 로드와지부 : "비가 오지 않아 지원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기였던 시기에도 음식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여기에 식량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비용을 감당하기도 힘듭니다.
[로렌 랜디스/WFP 케냐사무소장 : "우리는 지원 지역을 늘리기 위해 배급량을 줄이는 등의 일을 해왔습니다."]
매년 3개월 이상씩 내리던 비는 올해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아프리카 대륙은 역설적으로 지구 환경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케냐 로드와에서 우수경입니다.
촬영:방병훈/영상편집:방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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