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들의 약속 Promise of spring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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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үн бұрын

봄꽃들의 약속 Promise of spring flowers
[색깔과 향기의 유혹]
꽃들은 멋진 색깔과 향기를 퍼뜨려 곤충들을 유혹하고 꽃가루받이를 이루는데, 꽃에 따라 찾아오는 곤충의 종류가 다르고, 곤충이 좋아하는 꽃 색깔과 향기도 제각각
이며, 식물은 자기가 원하는 곤충을 불러 모으기 위해 독특한 꽃 색깔과 향기를 만듭니다.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수줍게 자태를 드러내는 동백꽃은 붉은색을 띠고, 추울 때 피는 꽃이어서 꽃잎이 두꺼운데
그 속에 꿀이 저장되고, 이 꿀과 동백의 붉은색에 끌려서 찾아오는 초식동물은 곤충이 아닌 동박새입니다. 나비와 벌이 활동하지 못하는 시기에 꽃을 피우고 꿀과 향기와 아름다운 꽃으로 동박새를 유혹해 꽃가루받이를 합니다. 밤에 피는 박꽃과 달맞이꽃은 어둠 속에서도 잘 보이는 흰색과 노란색을 띠고, 짙은 향기를 내는 아까시나무와
배초향은 벌, 꽃등에, 나비 등 낮에 활동하는 곤충을
유혹합니다.
[기온이 식물의 겨울잠 깨워]
식물이 겨울잠에서 깨고 적당한 계절에 꽃을 피우는 것은 바로 온도와 일조 시간을 인지하는 식물의 정교한 메커니즘 덕분으로 같은 지역의 양지와 응달에서 꽃 피는 순서가 다른 것은 꽃대가 충분히 따스해져야 꽃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봄꽃들의 꽃눈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고, 이미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준비하여, 형성된 꽃눈은 추운 겨울 동안 낮은 온도 상태를 거쳐야 꽃을 피울 수 있는데 이를
'춘화(春化)현상'이라 합니다.
주위의 기온이 10도 정도의 환경으로 바뀌면 봄이 오는 것으로 알고 꽃눈의 생장 억제 호르몬을 줄이고, 개화 호르몬(플로리겐·florigen)을 생성하기 시작하고, 겨울잠의 깊이도 얕아져 꽃눈을 틔울 상태가 됩니다.
[개화 시기의 결정]
꽃이 피는 시기는 햇빛이 비추는 시간으로도 결정되는데
광주기(光週期) 즉 낮과 밤 길이의 변화를 알아차려 저마다 일정한 계절에 꽃을 피웁니다. 빛은 식물이 자라는 시기, 꽃을 피울 시기, 열매 맺을 시기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물들에게는 하루 중 빛이 비치는 시간
즉 '일조 시간'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개나리는 꽃이 봄에 피는 데 반해 국화가 가을에 피우는 것은 각각 일조 시간을 감지해 반응하기 때문으로 개나리처럼 낮이 길어지는 계절에 꽃을 피우는 식물을 '장일(長日) 식물', 국화처럼 낮이 짧아지는 계절에 꽃을 피우는 식물을 '단일(短日) 식물'이라 하고, 우리가 심어서 가꾸는 '원예 식물'들은 대부분 일조 시간에 관계없이 꽃눈을 형성하는 '중일(中日) 식물'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 즉 광주기에는 빛(광)과 시간(주기)이라는 두 가지 물리적 개념이 포함되는데, 빛을 인식하는 것은 잎에 있는 (피토크롬이라는) 감광 색소가 담당하며, (피토크롬이)빛의 양과 강도 등을 파악해 그 정보를 개화 시기 조절 유전자에 전달하고, 그러면 개화 유전자가 온도·습도·일조량 등을 감지해 꽃눈을 발아시킬 준비를 합니다. 또 식물들은 사람의 '배꼽 시계'처럼 '생물 시계'를 갖고 있어서 하루 중 낮의 길이가 짧은지, 긴지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꽃들은 생장 온도, 겨울 추위를 거치는 춘화현상, 낮과 밤의 길이에 따른 식물 호르몬 조절, 개화 유전자의 발현 등으로 시기를 결정해 이른 봄부터 차례차례 피어납니다. 아름다운 봄꽃들의 세상에도 질서를 지키자는 그들만의 '약속'이 있는듯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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