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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없이 듣기 • Video
바다는 황량했다. 따사로운 봄볕에 물살이 흩어질수록 그랬다. 한낮임에도 발끝에 닿는 감촉이 서릿발을 밟듯 서늘했다.
고래등을 타고 심해 곳곳을 누비는 꿈을 꾼 일이 있다. 자꾸만 깊은 곳으로 이끄는 존재, 그때 그것은 고래라고 불리웠다. 사나운 해류를 가르고 상어떼가 뺨을 스치도록 그것은 빠른 속도로 헤엄쳤다. 손을 놓아버릴 수도 없었다. 깊은 바닷속에 영영 미아로 남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차라리 미끄러운 살결을 붙들고 속절없는 비행에 몸을 맡겼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최선이었다. 끝나지 않는 꿈은 며칠이고 이어졌고, 어느샌가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곤 했다. 그러다 가장 강렬한 장면을 만난 밤이었다. 그것은 희미한 빛을 발하는 거대한 해마에게 쫓긴 일보다 느닷없었고, 가장 꿈다운 꿈이었다. 나와 고래는 수면 가까이 다가가 달을 맞았다. 몹시 느리게 잠겨오는 달의 형상에 빚진 존재마냥 주변을 맴돌았다. 수백 수천 바퀴를 돌고 또 돌았다. 달은 그렇게 바닷속으로 침잠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보이지 않는 깊은 곳까지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나는 잠에서 깼다. 온통 희고 차가운 것들 투성이인 공간 안에서. 나는 스스로 호흡기를 떼고 일어섰다. 지난 겨울의 일이다.
그 후 나는 자주 바다에 왔다. 인적이 드문 곳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언젠가 이 광경을 아름답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던가. 비록 꿈에서였으나 나는 끝이 없음의 한계를 보고 겪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하늘 위의 달조차 이따금 깊은 잠수를 택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긴 호흡을 참아낸 달이 빛과 같은 속도로 금세 높다란 하늘까지 솟아올랐을 것임을. 시련과 우울, 좌절과 절망을 겪어내는 순간 놀라운 추진력이 생긴다는 것을. 멀리 희미하게 고래등이 반짝였다. 나는 참던 숨을 토해내고 다시 땅을 향해 걸었다.
바닷속으로 느리게 침잠하는 달, 거대한 존재에 물살이 부서지는 소리.
* *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지요?
네, 맞습니다.
'잊혀진 것들의 도시' 영상에서 가장 마지막에 짧게 등장한 소리랍니다.
바닷속으로 깊게 가라앉는 달의 소리를 좋아해주신 분들이 많아,
이렇게 음악과 함께 재구성해 보았읍니다.
달달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호달달
* *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위 글은 별도의 원작이 없는 순수 창작글이며
무단 배포/복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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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달 #잊혀진것들의도시 #낮잠ASM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