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폭우가 온다 / KBS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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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News

3 ай бұрын

[더 보다 20회] 폭우가 온다
2024년 7월 10일 KBS 뉴스
"군산 어청도에는 한 시간에 140mm가 넘게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시간당 강수량 공식 통계 1위 기록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200년 만에 한 번 내릴 기록적인 폭우. 밤만 되면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져 내렸습니다.
"오... 오마이갓. 괜찮아?"
하천이 넘쳐 마을을 삼키고 폭우를 감당하지 못한 산 비탈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도로도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습니다. 한 번 쏟아지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퍼붓는 집중호우. 해가 갈수록, 예측조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산사태 1년, 벌방리를 다시 가다
장마를 앞둔 지난달 말, 경북 예천군의 벌방리. 지난해 여름 산사태로 1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습니다. 산사태가 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마을에 있는 집들은 여전히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습니다. 벽이 다 사라져버린 집. 주인 잃은 물건들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평생을 벌방리에서 살아온 홍진화 할머니.
취재기자/ 원래 집은 어디셨어요?
홍진화/ 벌방리 주민
저 위에 있는데 비가 와서 떠내려갔어요. 지난해 수해로 집을 잃고 1년 가까이 임시 주택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흙더미가 할머니 집을 덮친 건 지난해 7월 15일.
홍진화/ 벌방리 주민
문도 못 열고 들어 앉아서 주방 갔다가 안방 갔다가, 자꾸 다니다가, 날이 새니까 창고도 떠내려가고 아래채도 떠내려가고 119가 와서 나를 업어서 구해줬어.
취재기자/ 문을 열어줘서요? 아침에요?
홍진화/ 벌방리 주민
아침에
그날, 마을 주민 윤혜식 할머니도 집에서 안절부절 하고만 있었습니다. 비는 퍼붓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할머니.
윤혜식 / 벌방리 주민
전선 줄이 터져가지고 전화가 안 됐어요
취재기자/ 핸드폰은요?
윤혜식/ 벌방리 주민
있는데도 전화가 안 돼서 밤새도록 왔다 갔다 하다가 날이 샜어요. 문을 열어보니 뭐 말도 못 하죠
취재기자/ 계속 밤에 댁에 계셨어요?
윤혜식 / 벌방리 주민
네 새벽에 막 뒤에서 막 소리를 지르고
지난해 7월 14일 낮 12시쯤. 예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불과 한 시간 후인 오후 1시쯤에는 산사태 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집중호우는 새벽까지 이어졌고, 다음 날 새벽 4시쯤 결국, 산사태가 나면서 벌방리를 덮쳤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갑자기 덮친 산사태는 마을 주민 15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갔습니다. 2명의 주민은 아직도 실종 상태입니다.
하루 전,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졌는데도, 벌방리 주민들은 왜 대피하지 못했을까. 1년 전, 이곳 주민들 전화기로 산사태 주의보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발령 지역은 예천군 전역이었습니다. 예천군에는 벌방리를 포함해 281개나 되는 마을(리)이 있습니다. 산사태 발생 우려 지역이 너무 광범위해 주민들의 실질적인 대피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 구체적으로 위험을 특정해서 그 마을 주민들에게 핀셋처럼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예천만 하더라도 예천군 전체 면적이 서울시보다 넓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니까 주의하라는 문자는 받아들이는 주민의 입장에서는 ‘아, 내가 위험하니까 잠시나마 집을 놓고 대피소로 가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과 판단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 마을은 당시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도 지정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산사태에 무방비 상태였습니다.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사방댐, 옹벽 등 관련 구조물을 설치해 산사태에 대비하고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를 위해 비상 연락망과 대피 체계 구축,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 산사태 대피 체계는 이제는 명령으로 돼야 합니다. 이장님이나 마을 지킴이를 선정해서 그분들이 가가 호호 주민들의 집에 들어가서 대피를 권유 이상의 퇴거를 할 수 있는 체계로 하지 않으면 인명피해를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 누가 지정했는지 모르는 산사태 대피소?
예천군의 또 다른 마을. 이곳 역시 지난해 벌방리가 그랬던 것처럼 현재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습니다. 취재팀과 함께 간 정규원 박사. 정 박사는 이 마을이 산사태 발생 위험이 큰 지형이라고 말합니다.
정규원 / 산림기술사
예천에서 사고가 많이 났던 지역하고 영주에서 사고가 났던 지역하고 이것들의 표준 모델을 뽑아보면 다 이런 경우예요
취재기자 /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요?
정규원 / 산림기술사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배산임수로 돼 있고 지류가 발달돼 있고 위쪽에는 인도나 도로가 있고요
취재기자/ 인위적인 흔적이 있다는 거죠?
정규원 / 산림기술사
인위적인 개발 행위들이 있었고 마을을 통과하는 길은 복개를 해서 계곡이 좁아져 있고
취재기자 / 벌방리도 그런 거였죠?
정규원 / 산림기술사
똑같습니다.
산비탈에서 밭일을 하고 있는 마을 주민. 여름이 올 때마다, 산사태가 나는 건 아닐까 두렵습니다.
안화분 / 오암2리 주민
비가 오면 저기 위에 도랑에서 막 물이 내려와요. 돌멩이도 막 길로 굴러가고 비가 많이 오면 넘쳐서 길로 막 내려와요.
마을 입구에 자리 잡은 노인회관. 마을 주민들의 산사태 대피소로 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대피소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정 박사의 얘기입니다.
정규원 박사 / 산림기술사
지금 여기 서 있는 이 지역의 대피소는 지금 마을 계곡의 복개천 바로 앞이거든요. 그리고 또, 낮은 곳이고 해서 주 계곡에 직각 방향으로 이렇게 서 있어서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면, 대피소인 노인회관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어떻게 이런 곳이 주민들 대피소로 지정된 걸까?
취재기자 / 제가 가보니까 산사태 대피소가 지정은 돼 있더라고요
예천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스티커 말씀이시죠?
취재기자 / 네 노란색 스티커요
예천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그거는 떼어야 합니다.
취재기자 / 왜요?
예천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대피소라는 게. 일반 마을 대피소는 지정될 수 있는데요. 산사태 대피소는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있어야 할 수 있어서요. 근데 거기는 지정 안 돼 있거든요. 그래 가지고 떼야 합니다.
분명히 산사태 발생에 대비한 지정 대피소로 돼 있지만, 예천군 관계자는 산사태 대피소가 아니라고
말한 겁니다.
취재기자 / 붙인 건 산림청에서 붙인 거예요?
예천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그거를 저도 잘 모르겠는데, 예전부터 계속 붙어 있었던 거 같아요. 올해 확인하고 떼야 합니다.
예천군은 이 마을을 현재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취재팀에게 밝혀왔습니다.
■ 마을 바로 뒷산 벌목…누가 했을까?
백두대간에 자리 잡은 충북 영동의 한 마을. 움푹 팬 가파른 산비탈 바로 아래 10가구가 모여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아찔해 보이는 벌거벗은 산비탈. 비가 많이 오면 혹시 산사태라도 나는 건 아닐까,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취재기자 / 비 많이 온다는데 걱정이 안 되세요?
김순이 / 흥덕리 주민
걱정되죠. 여기는 직방으로 죽어요. 그냥 우리는 그냥.
이곳에 있던 나무들은 어디로 간 걸까.
취재 결과, 나무 소유권을 가진 전 영동군의원 A 씨가 군청의 허가를 받아 나무를 베어 간 거로 확인됐습니다. 주민들이 산사태가 날 수 있다고 불안해하며 민원도 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벌채는 산사태에 영향을 미칠까. 산사태 현장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이수곤 전 교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비가 많이 올 때 벌목지 가보면은 벌목지에 산사태가 집중되고 바로 좌·우측에 벌목 안 한 데는 산사태가 거의 안 나거든요. 그거는 뭐냐, 벌목지가 산사태를 촉진 시켰다는 얘기입니다. 나무들의 뿌리가 이렇게 억제하고요. 그리고 비가 올 때 (나무가) 물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산사태가 산사태를 억제한다고요.
벌채가 산사태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산의 흙을 교란 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벌채하면) 흙을 많이 교란 시켜 버리기 때문에 비가 100이 오게 되면 거의 100%가 다 땅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비가 얼마 안 왔는데도 강우량이 많아지는 겁니다. 침수가 많이 늘어 산사태가 촉진되는 거예요.
벌목 허가를 내주기 전에 산사태 가능성에 대한 조사는 이뤄진 걸까?
영동군청 관계자(음성변조)/ 저희가 벌채 허가가 나갈 때 산림기술사분들이 (산사태 위험) 그런 것까지 다 고려를 해서, 담당자도 현장을 보고 판단을 하는 거라서요. 여기 벌채할 때 (산림)기술사가 현장을 다 보고 한 거였어요.
벌목 허가를 받아 나무를 벤 전 영동군 군의원에게도 전화해봤습니다.
A 씨/ 전 영동군의회 의원(음성변조)
그래서 혹시 토사가 내려올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밑에 하단부는 나무를 좀, 좀, 뭐라 그래야 되나
조금 남기고 나름대로는 대비는 하기는 했는데. 근데 산사태 염려는 뭐 그럴 거 같지는 않고요.
하지만 가파른 산비탈 밑에서 하루하루 생활해야 하는 주민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김순이 / 흥덕리 주민
저거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우리 아들하고, 우리는 큰 걱정이에요. 직방이잖아요. 막 바위가 막 이런 게 박혀 있는데, 이제 나무를 베어서 그게 빠지잖아요.
이 지역은 아직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습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1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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