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히 숨겨놓은 아버지의 재산] 자네 은혜는 잊지 않을 거야

달빛야화에서 들려드리는 옛날이야기 [은밀히 숨겨놓은 아버지의 재산]
월영교에 비치는 달빛이 유난히도 밝은 안동 엄달골에 권씨 성을 가진 부자가 살았다. 가진 재산이 많아 세간의 부러움을 샀으나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으니 딸 하나를 낳고서 십여 년이 지나도록 후사가 없는 것이었다.
"여보, 소실이라도 들여 대를 잊도록 해야지요."
"거 무슨 당치도 않은 소리요?"
부인은 모든 게 자기 탓인 것 같아 남편이 소실이라도 얻어 아들을 낳기를 바랐으나 아내와의 금실이 좋은 권 부자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손사래를 쳤다.
그런데 하늘이 감복했는지 부인에게 태기가 있더니 마침내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아내는 느지막이 아이를 낳고 산후 후유증을 앓다가 달포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여보, 당신 말을 들을 걸 그랬소,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 어찌 살란 말이오."
모든 게 자기 탓인 것 같아 권 부자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었다.
-[은밀히 숨겨놓은 아버지의 재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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