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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 하자가 가득한 집
경기도 동두천시, 용규씨는 요양 차 전원주택을 꿈꾸며 전망 좋고 고요한 시골 동네에서 짓고 있는 전원주택 한 채를 발견했다. 탁 트인 전망에 한눈에 반해 고민 없이 이 집을 샀다. 그런데 공사 도중 잘 부탁드린다는 말만 하면 날마다 인부가 바뀌었을 때부터 이상한 점을 감지해야 했던 걸까? 입주예정일보다 3개월이나 밀려, 전전긍긍 처가와 친척 집을 떠돌다 이제 드디어 편안하고 아늑한 우리 집을 만날 수 있는 건가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미치도록 냉혹했다.
외관은 지극히 멀쩡해 보이는데, 비닐로 포장된 집이라니. 그런데 이게 바로 하자의 흔적이라고?! 입주하자마자 천장에서는 물이 줄줄 새고, 그것도 모자라 세탁실은 타일 사이 틈으로 물이 새 한바탕 물난리가 났었다. 게다가 외벽은 부풀어 오르기까지 했었다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창호에 생기는 결로는 애교 수준이고, 누수로 인한 검은 곰팡이는 기본이란다. 알고 보니 2016년에 이미 시공했었던 집으로, 단열 기준이 모두 허가가 난 16년도에 맞춰져 시공되었던 것. 그래서 난방을 아무리 틀어도 발열 내의와 수면 잠옷은 필수다. 난방비는 한 달에 60~70만 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더니, 차라리 10년만 늙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용규씨는 요양하러 왔지만, 끝내는 암이 재발했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 서준이는 마당에서 뛰놀고, 아내 지연씨와 함께 자연에서 힐링하며 사는 꿈을 온전히 지켜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용규씨의 간절한 바람이 담긴 집을 만나러 가보자!
믿었던 모듈러 주택의 뼈아픈 배신
충청남도 홍성, 아버지를 모시고,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싶었던 아들 기삼씨는 아버지의 고향인 홍성으로 내려왔다. 모듈러 주택 형태의 농막을 하나 짓고, 아버지도 고향으로 오시면 농막과 연결할 수 있는 집을 한 채 더할 계획이었다. 기삼씨가 도시 생활을 단번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전세 사기 때문이다. 뉴스에서만 보던 전세 사기가 내 일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집에서 내쫓기는 신세가 되었으니, 월세로 원룸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고, 아파트로 이사 간다고 한들 남은 인생을 아파트 대출 이자만 갚다가 보내기는 싫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고향행. 그런데 기삼씨가 꿈꿨던 전원생활과는 점점 멀어지는 중이라고.
마냥 좋을 줄 알았던 나의 첫 집은 야속하게도 여기저기 찍힌 흔적에, 녹슨 창틀까지. 이뿐만이 아니다. 계약서상으로는 삼중창이라던 코너 창은 이중창이 되었고, 비를 막아줘야 하는 집에서 비가 오는 날에는 비가 새고, 강풍이 부는 날에는 바람이 들어온단다. 이때부터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깨달은 기삼씨는 계약서를 들고 와 찬찬히 살펴보니 외부 마감 전에 들어가야 했던 OSB 합판까지 빠진 상황. 바람이 어디에서 들어오는지 모르니 1층보다는 웃풍이 덜한 2층에서 자는 것을 택한 기삼씨는 미니 히터와 단짝 친구가 되었다고...
다행히도 시공업체가 열댓 번 넘게 보수 공사를 진행해 줘서 비 새는 곳은 찾았다. 그런데 열 번 넘는 AS하자 보수에도 기삼씨 눈엔 영 성에 차지 않는 집. 애초에 새집이 아니었던들 기대도 없었으련만, 시공업체도 기삼씨도 참 답답한 상황이다. 직접 겪어보니 알 수 있었던 집짓기의 냉혹한 현실을 알려주는 집을 만나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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