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가득한 왕국에서 강물이 수풀 사이로 춤추며 흘렀죠 봄 바람 따라 바닷가로 그 나비는 작은 가지에 내려 앉아서 달려 가는 강물 바라봤죠 혹시라도 바람에 휩쓸려 갈까봐 잎사귀 뒤에 숨어 말했죠 나는 나비야 작고 중요치 않아 세상의 거대함 앞에 난 티끌일 뿐야, 팔이 저릴 때 날개를 펴 춤 추며 만족해 나는 나비야 중요치 않아 어느 날 그는 강물에게 물어봤죠 저기요! 어디로 가나요? 저 폭포 너머 세상에는 뭐가 있죠? 나도 알려줘요 씩 웃으며 강물이 대답했죠 바람 따라서 바다로 간단다 넓고 푸른 저 바다는 너도 좋아할 거야 너도 함께 떠나자 나는 나비죠 작고 중요치 않죠 세상의 거대함 앞에 난 티끌과 같죠 팔이 저릴 때 날개를 펴 춤추며 만족해 나는 나비죠 중요치 않죠 근데 나비는 바다를 꿈꿨죠 흰 파도 위를 날고 싶었죠 하지만 파도 같은 건 너무 위험하기에 바람에게 한 번 더 말을 걸었죠 어떻게 그리 빨리 날 수 있죠? 바람은 엄청난 얘길 해줬죠 내 몸의 힘은 공기의 흐름일 뿐 그 작은 날개로 시작돼 네 날개로 너는 강한 나비야 나의 힘이야 네가 춤출 때 난 하늘 위로 날 수 있단다 네 몸으로 공기를 흔들며 그 춤을 출 때면 네 날개짓에 이 세상이 변해 나비는 팔을 펴서 나무 위의 가지를 떠나 날아 올라가 바다를 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