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 지친 하루가 끝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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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하루가 끝나면
창밖에 어둠이 내려와
한숨 섞인 내 하루에도
작은 빛이 스며들어
멀리서 들리는 바람이
내 어깨를 살짝 두드리며
괜찮다고, 괜찮을 거라고
속삭여 주는 것 같아
다시 봄이 와, 나를 감싸와
이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며
작은 희망이라도 괜찮아
다시 걸어갈 수 있어
늘 같은 길을 걷는 날들
변화란 건 쉽지 않더라
그래도 가끔 스치는 향기
내게 말을 건네주곤 해
“네 속도대로 가도 돼
멈춘다고 잃는 건 아니야”
그 말들이 내 발걸음 위로
꽃잎처럼 내려앉았어
다시 봄이 와, 나를 감싸와
이 차가웠던 눈물을 덮으며
작은 용기라도 괜찮아
한 걸음씩 내딛을래
넘어져도 괜찮아, 천천히
괜히 울컥하는 맘도 나야
한 번 더 나를 믿어볼게
이 계절을 지나면
다시 봄이 와, 햇살이 내려
내 닫혀 있던 창문을 열며
언젠가 웃으며 말할 거야
“그때의 내가 고마워”
작은 싹이 돋아나는 곳에
나의 하루도 자라날 거야
봄처럼 서툴지만 따뜻한
나를 만나러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