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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전민 손에서 탄생된 거친 국수, 메밀막국수
평창군 용평면 백옥포마을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박제성 씨 집이 오랜만에 북적하다.
겨울철 농한기면 자주 해먹던 음식을 만들기 위해 가족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겨울 별미라는 메밀막국수는 장정 세 명이 힘을 합해 국수틀을 눌러야 만들 수 있을 만큼 손이 많이 간다. 따뜻한 닭 육수를 넣은 메밀막국수와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넣은 메밀막국수 두 가지 모두 상에 올라 식구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맷돌에 갈고 남은 메밀무거리는 버리지 않고 채소와 함께 반죽해 부치면 두덕적이란 요리가 된다. 닭 뼈도 버리지 않고 닭고기와 함께 으깨 만들어 먹었는데, 이렇게 해서 만든 닭치각이란 음식은 가난하고 배고픈 시절 우리의 속을 든든히 채워주는 귀한 양식이었다.
■ 언 감자, 보고픈 어머니의 손맛
이른 아침부터 뒷산에 오른 곽노복 씨의 손길이 바쁘다. 감자농사를 짓고 뒷산에 뿌려두었던 감자를 줍기 위해서다. 눈과 엉겨 붙은 언 감자로 무슨 요리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언 감자로 할 수 있는 음식은 무궁무진하다. 손맛 좋은 친정어머니에게 언 감자 요리를 배운 노복 씨는 아직도 감자를 보면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생각난다는데... 썩은 감자로 전분을 내어 만든 감자송편과 언감자구이, 언감자 떡, 감자옹심이 등을 만들면서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어머니와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 혹독한 추위에 황태는 잘도 익어간다
혹독한 추위를 자랑하는 대관령은 사람들이 살기에는 힘들지만 황태에게는 최상의 입지장소가 된다. 명태가 황태가 되려면 낮에는 약간 녹았다가 밤이면 꽁꽁 얼어야 하는데, 바로 대관령이 그 조건이 딱 맞아 떨어지는 곳이다. 대관령 횡계리는 새벽 6시부터 명태 너는 작업이 시작된다. 혹독한 추위에 일을 하다 보면 턱수염에 고드름이 맺히기 일쑤고, 심하면 눈썹이 달라붙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라고 인부들은 말한다. 이들은 고단함과 추위를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따뜻한 황태 국물로 꽁꽁 얼어붙은 몸을 달랜다.
■ 한 겨울을 견디게 해준 생명의 저장음식
강릉 성산면 보광리 마을에서도 제일 산꼭대기에 사는 동갑내기 최옥길 씨 부부. 이들의 집 한편에는 장작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지만, 오늘도 부부는 뒷산에 올라 나무를 구한다. 폭설이 내리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어 부지런히 겨울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선 씨는 매년 겨울이면 서거리깍두기를 담그는데, 삭을수록 맛이 난다는 서거리깍두기는 겨우내 부부가 먹을 귀한 저장음식이 된다. 이들 부부의 집 구석구석에는 말린 시래기와 곶감, 땅에 묻어놓은 무와 감자 등 겨울을 지낼 양식이 가득 차있다.
■ 평창 아라리, 노래 한가락에 삶의 애환을 담다
전국 공연장을 누비며 평창아라리를 널리 알리는 이순자 씨와 김춘월 씨는 평창아라리 보존회 회원이자 정이 두터운 동서지간이다. 순자 씨와 춘월 씨는 겨우내 심심한 입을 달래줄 옥수수엿을 만들기 위해 맷돌을 잡았다. 물에 불린 옥수수를 갈아 엿기름가루를 넣고 솥 앞에 8시간 동안 서서 주걱으로 저어야 하는데, 이처럼 옥수수엿은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드는 간식으로 지금 같은 농한기에나 해먹을 수 있었다. 엿이 굳을 동안 순자 씨와 춘월 씨는 늙은호박으로 범벅을 만들고 찐 호박에 된장을 발라 나눠 먹으며 옛날을 회상해본다.
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아흔 아홉 구비의 지혜 - 대관령 겨울 밥상” (2015년 1월 22일 방송)
#한국인의밥상 #대관령 #메밀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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