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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만의 공개, 창덕궁 후원 - KBS스페셜 2005년 1월 1일
※ 본 영상은 2004년 방송된 것으로 현재 상황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최초 공개! 창덕궁 후원 속 숨겨진 생명들, 서울 도심 생태 섬에서 벌어지는 자연 이야기. 임금의 정원, 창덕궁 후원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 안에 꾸며진 정원은 600년이 지난 지금, 마침내 자연 그 자체가 되었다.
임금이 사색에 잠기던 연못은 이제 물총새의 사냥터이자, 원앙 가족의 놀이터이고 이음새가 떨어져나간 돌기둥은 박새의 둥지가 되었다. 창덕궁 후원의 사계(四季)와 함께 펼쳐지는 40여 종의 조류와 포유류의 원시 생태!
1년 간의 장기 촬영을 통해 담은, 생생한 화면을 최초 공개한다!
■비원, 그 신비의 문이 열리다
1976년 이후 보존을 위해 문을 닫고 있던 창덕궁 후원이 지난 2004년 5월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조선왕조 제3대 태종 5년(1405) 경복궁의 이궁으로 지어진 창덕궁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을 만큼, 우리나라 궁궐의 비경 가운데 최고로 손꼽힌다. 조선의 궁궐 중 임금이 가장 오래 거처했다고 하니 그 이유가 짐작이 간다.
창덕궁 후원의 10만여 평 숲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을 비롯해, 청딱따구리와 족제비 등 40여종의 야생동물들이 발견됐다. 솔부엉이, 붉은배새매와 같은 맹금류까지 관찰됐는데, 이는 이곳의 생태계가 안정돼 있음을 말해준다. 28년 간의 긴 휴식 덕분에, 완벽히 되살아난 창덕궁 후원의 자연.
역사 속으로 사라진 임금의 발걸음을 따라, 600년 전 정원으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본다.
■도시의 오아시스, 창덕궁 후원 숲
시대는 변했지만, 600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생명들은 변함없다. 이제 창덕궁 후원은 무수한 야생동식물의 삶의 터전이다. 최소 50년 이상 성장한 숲에서만 산다는 청딱따구리를 비롯해, 솔부엉이, 소쩍새, 천연기념물 원앙, 족제비까지... 모두 창덕궁 후원에서 새끼를 낳고 기른다. 서울 도심 한 복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창덕궁 후원의 생태는 풍요롭다. KBS 제작진이 1년 간 창덕궁 후원의 야생동물들과 동고동락을 함께 하며 짝짓기와 새끼 탄생부터 이소, 그리고 겨울준비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
비바람에 나뭇잎을 꺾어 새끼들은 덮어주는 붉은배새매 어미의 모정도 약육강식의 자연 법칙엔 당하질 못한다. 어치는 커서 자신의 천적이 될 붉은배새매의 새끼들이 그냥 자라도록 놔두지 않는데...
■붉은배새매의 새끼들은 무사히 클 수 있을까?
도시 숲이라는 특이한 공간에서 또 다른 포식자로 등장한 까치와 고양이는 갓 태어난 꿩의 새끼들까지 노린다. 이들의 운명이 불안하다!
■마침내 자연과 하나된 정원
비원으로 더 잘 알려진 창덕궁 후원은 산세에 따라 건물들이 자연 속에 포근히 안긴 듯 지어져,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완전한 건축의 표상으로 불린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특별한 공간, 도심 한 복판에선 그윽한 아름다움이 풍겨져 나온다.
창덕궁 후원은 21세기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역사와 자연을 되돌아보게 한다. 한번 깨진 자연의 질서를 회복하는데 28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고, 더구나 그 기간동안 인간의 발길을 차단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시와 자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공간, 창덕궁 후원. 앞으로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자랑스런 문화유산이자 자연유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