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로스터를 청소하며

오랫동안 커피를 즐기다 보니
이제 원두를 사서 볶아먹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커피 볶는 기계를 여나믄 가지 써봤는데
생콩 고유의 맛과 향을 어느 정도 유지하며
10분 내외로 볶을 수 있고 가격도 알맞은 걸 찾았습니다.
생콩이 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비릿하게 메마른 향이 고소하고 달큰한 향으로 거듭나는 걸
오감으로 느끼는 것도 재미납니다.
이따금, 부품 하나하나 떼어내
창문을 활짝 열고 데운 물에 과탄산소다를 풉니다.
로스터 곳곳에 눌러붙었던 찌거기가 어느 정도 풀어지면
부드러운 행주에 세제를 묻혀 남아 있는 찌거기를 닦아냅니다.
투명해진 원통과 빛나는 거름망을 바라보니
마음까지 개운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