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회의 유메노 큐사쿠 초타케, 마츠타케, 시이타케, 키쿠라게, 시로타케, 간타케, 누메리타케, 시모후리타케, 시시타케, 네즈미타케, 카와하기타케, 코메마츠로, 무기마츠로 등의 버섯들이 어느 날 밤 모여서 토론회를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초타케가 일어나서 인사를 했습니다. “여러분. 요즘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어서, 우리들은 곧 땅속으로 들어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오늘 밤은 이별의 연회이니, 여러분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십시오. 제가 기록해서 신문에 낼 것입니다.” 모두가 박수를 치자, 다음으로 시이타케가 일어섰습니다. “여러분, 저는 시이타케입니다. 요즘 인간은 저를 대단히 유용하게 여겨서, 일부러 나무를 썩혀서 우리 밭을 만들어 줍니다. 덕분에 우리는 점점 더 크고 훌륭한 자손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버섯이든 인간이 밭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크게 찬성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그 다음에는 마츠타케가 헛기침을 하며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우리 버섯의 임무는 첫째, 갓을 펼쳐서 씨앗을 뿌려 자손을 늘리는 것이고, 둘째는 인간에게 먹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왜인지 우리가 아직 갓을 펴기 전에 기뻐하며 가져가 버립니다. 그런데도 시이타케씨 같은 밭은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이런 식이면 우리는 씨앗을 뿌릴 수 없고, 자손이 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왜 이 이치를 모르는지,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하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자, 모두가 입을 모아, “맞아, 맞아” 라고 동의했습니다. 그러자 그때 모두의 뒤에서 케라케라 웃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보니 그것은 파리버섯, 붉은버섯, 짚신버섯, 말똥버섯, 여우의 불, 여우의 차주머니 등의 독버섯들이었습니다. 그 많은 독버섯들 중에서도 제일 큰 파리버섯이 많은 무리의 한가운데서 일어나서, “너희들은 모두 바보야. 세상에 유용하니까 그렇게 따가가는 거야. 유용하기만 하지 않으면 괴롭힘당하지 않아. 자기들끼리 번창하면 그만이지. 우리를 봐. 유용하기는커녕 세상의 독이 되잖아. 파리든 뭐든 닥치는 대로 죽여버려. 위대한 버섯은 인간까지도 매년 죽이고 있어. 그래서 조금도 세상에 신세를 지지 않고 번창하는 거야. 너희도 빨리 인간의 독이 되도록 공부해.” 라고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이 말을 들은 다른 버섯들은 모두 논리에 굴복하여 “그렇구나, 독이 되기만 하면 두려울 것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이들마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날이 밝아 버섯을 따러 온 사람이 있는 것 같아서, 모두는 정말로 독버섯의 말대로 독이 있는 것이 좋은지, 없는 것이 좋은지, 시험해 보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버섯을 따러 온 사람은 어디선가 온 아버지와 어머니와 누나와 어린 아들이었습니다. 그곳에 도착하자 모두 크게 기뻐하며, “이제 더 이상 버섯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버섯이 참 많구나.” “거봐, 네가 함부로 따면 안 돼. 망가지지 않게 조심해서 따야 해.” “작은 버섯은 남겨 둬. 불쌍하니까.” “야, 저기에도 있어. 저기 여기에도.” 라고 큰 소동이었습니다. 그중에 아버지가 눈치채고, “이봐, 모두 조심해라. 여기 독버섯이 모여 자라고 있다. 잘 기억해둬. 이런 건 모두 독버섯이다. 따서 먹으면 죽고 말 거야.” 라고 말했습니다. 버섯들은 정말로 독버섯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독버섯도 “봐라” 하고 으스댔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버섯을 다 따고 나서 아버지가, “자, 가자.” 라고 말하자, 누나와 어린 아들이 멈춰 서서, “정말, 독버섯은 모두 밉상스럽게 생겼네.” “응, 내가 정벌해주마.” 하는 사이에, 독버섯들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모두 뿌리까지 박살나 짓밟혀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