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진주야, 가재들이 널 보고 지나칠 때
파도가 네 전신을 휩쓸고 지나갈 때
무슨 생각을 하였니, 바닷속 뭉특한 피아노 소리가 들려올 때
유령들의 노랫소리가 저 먼 해적선의 조각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때
조개껍데기들 사이에 가만히 누워 온 바다를 지켜보면서
무슨 상상을 하였니
거북이가 햇볕을 받으며 그림자를 만들고
고래가 숨을 쉬며 무지개를 만들면
네 반짝임이 더욱 강해져 온 바다를 빛냈지
정어리떼는 널 보고 힘을 내서 도망다녔다지
물결은 부드러운 흙들을 살랑살랑 간지럽혀
인어의 전설이 눈앞에서 스쳐지나가
가슴 속 가장 뜨거운 무언가가 솟아오르면
그땐 네가 문어의 등을 타고
바라만 보았던 빛의 세상으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햇볕은 생각보다 따가웠어.
「바다의 진주에게」 - 김지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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