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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끈다랑쉬오름 - 이생진 시인 *
해마다 내 곁으로 달려오는
김영갑의 달력엔
아끈다랑쉬오름에서 무지개가 뜬다
나는 달력을 넘기다가 4월을 만나
무지게 뜨는 아끈다랑쉬오름에 올라가 시를 읽는다.
'고씨지묘 高氏之墓'
이 비석에 막걸리를 따라 놓고
할미꽃을 달래며
할미로 태어난 것을 서러워 말라는 시를 읽는다
고씨 무덤에 술을 따르고
나도 따라 마시며
낯도 모르는 고씨에게 시를 읽어 준다
막걸리도 나처럼 시를 마시고
다랑쉬오름 위에서 내려다보던 하늘도
풀밭으로 내려와 시를 마신다
이날은 산천초목이 다 시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