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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서 오늘은 어땠냐고 물었습니다.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어서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고요하게 무너지는 중입니다. 괜찮은 날입니다. 괜찮았다고 괜찮은 날이었다고만, 차오르는 감정을 천천히 누르면서 당신이 환하게 웃어 보입니다.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텨가던 스물일곱 즈음 지하철 벤치에 어깨를 늘어뜨린 채로, 마지막이라며 현금서비스에서 꺼내든 300만 원 남짓, 그마저도 초라한 간절함을 기회로 악용하는 이에게서, 젊은이가 그렇게 힘 빠져 있으면 안 된다며 어깨를 툭 치고 웃돈 이만 원 더 얹어주시고는 새벽 두 시 고요한 지하철역을 배경으로 떠나가시던 기사님의 짧은 새벽 단잠이, 아무 말 없이 한 번만 안아달라고 했더니 아이가 나를 끌어안은 채 사랑한다고 해주었습니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가만히 앉아 힘준 입을 다문 채 휴대전화도 보지 못하고 굳은 채 떨리는 눈꺼풀을 느끼면서 고작, 그뿐이었던 참, 괜찮은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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