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14. 대당서역기 제5권 / 6. 중인도(中印度) 6개국/ 14) 5. 교상미국(憍賞彌國) 2

대당서역기 제5권 / 6. 중인도(中印度) 6개국/ 14) 5. 교상미국(憍賞彌國) 2
이 불상의 유래를 말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에 여래께서 정각을 이루신 뒤 하늘의 궁전으로 올라가셔서 어머니를
위하여 법을 설하셨다.
그런데 석 달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그 왕이 부처님을 사모하여
부처님의 형상을 그리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존자 몰특가라자(沒特伽羅子)에게 청하여 신통력을 써서 화가를
천궁으로 올려 보내어 친히 미묘한 상호를 관찰하게 한 다음 전단에
새겼다고 한다.
여래께서 천궁에서 돌아오자 전단에 새긴 불상이 일어나 세존을 맞이하였고
세존께서는 그 불상을 위로하시며 '교화하느라 피곤하셨습니다.
말세의 중생을 이끌고 인도하는 것은 실로 나의 바람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정사의 동쪽으로 백여 걸음 걸어가다 보면 과거 네 분의 부처님께서 앉거나
거니시던 유적지가 있는데 그 옆으로 멀지 않은 곳에 여래의 우물과 욕실이 있다.
우물에는 지금도 물이 차 있으나 욕실은 무너졌다.
성 안의 동남쪽 귀퉁이에는 오래된 집터가 있는데 이것은 구사라(具史羅)
장자의 옛집이다.
[구사라(具史羅)는 구역에서는 구사라(瞿師羅)라고 하는데 잘못된 것이다]
그 속에는 부처님의 정사가 있고 머리카락과 손톱이 들어 있는 솔도파가 있다.
또 옛 터가 있는데 이곳은 여래의 욕실이다.
성의 동남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옛 가람이 있다.
구사라장자의 옛 동산이다.
그 속에는 솔도파가 있는데 무우왕이 세운 것으로 높이는 2백여 척에 달한다.
여래께서 이곳에서 수년 동안 설법하셨다.
그 옆에는 과거 네 분의 부처님께서 앉거나 거니시던 유적지가 있다.
또한 여래의 머리카락과 손톱이 들어 있는 솔도파가 있다.
가람의 동남쪽에 있는 중각(重閣)의 위에는 오래된 벽돌집이 있는데
세친보살이 일찍이 이곳에 머물면서 『유식론』을 지어서 소승을 배척하고
외도들을 힐난하였다.
가람의 동쪽에 있는 암몰라 숲 속에는 옛터가 있는데 무착보살이 이곳에서
『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을 지었다.
성의 서남쪽으로 8∼9리를 가다 보면 독룡(毒龍)이 사는 석굴이 있다.
옛날 여래께서 이 독룡을 항복시키고 굴 속에 그림자를 남겨두셨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그 옆에는 솔도파가 있는데 무우왕이 세운 것이다.
높이는 2백여 척이며 곁에는 여래께서 거니시던 유적이 있고 여래의
머리카락과 손톱이 담긴 솔도파가 있다.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기원하면 대부분 치유된다.
석가모니의 법이 다하는 것은 이 나라가 마지막이었다.
그리하여 위로는 군주로부터 아래로는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의
경계에 들어오면 저절로 마음이 슬퍼져서 울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비탄에 잠긴 채 돌아갔다.
용이 사는 굴의 동북쪽으로 나 있는 큰 숲 속에서부터 7백여 리를 가다가
긍가하를 건너면 북쪽으로 가사포라성(迦奢布羅城)에 이른다.
성의 둘레는 10여 리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풍요로우며 즐겁게
살아간다.
성 옆에는 오래된 가람이 있는데 지금은 그 터만이 남아있다.
이곳은 옛날 호법보살(護法菩薩)이 외도를 항복시킨 곳이다.
이 나라의 선왕들은 삿된 설을 지지하며 불법을 훼멸하고 외도를 높이
경배하려 하였다.
그리하여 외도들 중에서 총명하고 덕이 높으며 깊은 이치에 통달해 있는
논사 한 사람을 불러서 위사서(僞邪書) 천 송(頌)을 짓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