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바다 성산포-이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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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i Jeon

Yuni Jeon

5 жыл бұрын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은
그 빈 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도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을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는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그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는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이를 못 보겠다
온 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ㅅㅏ람도 더 태어나는 이를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게는 하품이 잦아 있었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나타난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은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하던 사람은
죽어서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은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 주었다
삼백육십오 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이
육십평생 두고두고 사랑하다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Пікірлер: 52
@user-zc2ex9hf4z
@user-zc2ex9hf4z 2 жыл бұрын
그리운 바다엔 사연도 많겠지요. 저마다의 기억속에 성산포, 긴춤이라도 한술 풀어 덩실거리고 싶군요.
@user-ny3uv6df5s
@user-ny3uv6df5s 3 жыл бұрын
음악소리가너무커. 시가정확히잘안들리네요. 시를살리려면. 음악을좀줄이시면자주듣겠읍니다
@user-mm3gw2vd8l
@user-mm3gw2vd8l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qnseksrmrqhr
@qnseksrmrqhr 2 жыл бұрын
우리 마음속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겨자씨만한 희망이 우리를 살게합니다..........................늘 행복하시길.......
@bardemjavier8172
@bardemjavier8172 3 жыл бұрын
고맙습니다ᆢ
@user-pp5gq7zw3h
@user-pp5gq7zw3h 5 жыл бұрын
오랫만에 고운낭송~~
@user-jb8xj2oj5e
@user-jb8xj2oj5e 5 жыл бұрын
많이 기다린 목소리가 지친 내맘에 새힘을 주네요.
@user-bi4sg4ho3u
@user-bi4sg4ho3u 5 жыл бұрын
들을 때마다 가슴이 울린다
@user-ky2yi3lz4y
@user-ky2yi3lz4y 4 жыл бұрын
두심이 .......누님..??!! 너무 좋네요
@user-ik6jl6dg7m
@user-ik6jl6dg7m 5 жыл бұрын
와우~ 정말 올만에 오셨군요. 항상 즐감하는 1인 입니다. 감사드립니다.
@user-km9zy1qp3i
@user-km9zy1qp3i 5 жыл бұрын
오랬만이네요.
@user-lq2vy8cr5u
@user-lq2vy8cr5u 5 жыл бұрын
정말 오랫만입니다
@qnseksrmrqhr
@qnseksrmrqhr 2 жыл бұрын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og-h1501
@og-h1501 5 жыл бұрын
오랫만이군요. 별 다름 없는 일상에 지쳐가는데, 기다림이 있었다는 흐믓함이...
@junc.7489
@junc.7489 4 жыл бұрын
너무 시 해석을 잘하시는거 같아요...맘이 아파요..
@user-lq2vy8cr5u
@user-lq2vy8cr5u 5 жыл бұрын
그리운바다 성산포란 시에 최적화된 목소리입니다
@user-di8zr5id2e
@user-di8zr5id2e 4 жыл бұрын
질문이 있어 몇자 적습니다ㆍ
@junc.7489
@junc.7489 4 жыл бұрын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만들고 바다가 슬픔을 삼킨다..
@user-lq2vy8cr5u
@user-lq2vy8cr5u 5 жыл бұрын
문태준 시인의 '맨발'이란 시를 낭송해 주셨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
@user-gn6ru5ee2b
@user-gn6ru5ee2b 4 жыл бұры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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