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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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원제스님의 스토리텔링

Күн бұрын

다음 글은 저의 책 『나, 아직 열리지 않은 선물』에 나오는 글 ‘허공의 공덕’입니다. 글을 먼저 읽고
영상을 시청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선사들께서는 우리의 본마음을 허공에 비유하기도 하셨습니다. 마음을 왜 허공에 비유할까요? 허공이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어 있어서 맑고 깨끗하고 환하게 트여 있기 때문에, 마음을 그렇게 허공에 자주 빗대어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단지 비어 있음만으로 허공의 공덕을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이 비어 있는 허공이 실상 수많은 일을 동시에 품고 아무런 걸림 없이 펼쳐내기 때문입니다.
허공은 공기를 채워서 모든 생명들의 숨을 쉬게 하고 불을 때워서 밥을 지을 수 있게 하고 도시의 건물들이 들어설 자리를 마련해주고 비행기가 지나갈 수 있게 항로를 자유롭게 펼쳐주고 까마귀 울음소리가 하늘에 잘 퍼지도록 해주며 목탁 소리에 맞춰서 사람들이 염불하게 해주고 빛을 자유롭게 투과해 방 안을 밝혀주고 낮과 밤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법당의 향 연기가 옷깃에 스며들도록 해주며 구름이 지나갈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주며 이제 막 새순이 돋아나는 나무를 보게끔 해줍니다. 허공의 공덕은 말로 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허공을 마냥 비었다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비어 있기에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해준다는 것 또한 알아야지 허공을 제대로 보는 것이고, 또한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토록 비어 있음은 수많은 일을 해냄에도 허공은 결코 그 스스로를 드러내거나 드높이지도 않습니다. 모든 생명들이 숨을 쉬게 해줌에도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구름이 지나감에 자취도 만들지 않으며, 까마귀 울음소리를 퍼뜨림에 뜻도 없고, 꽃봉우리를 보여줌에 허세를 떠는 것도 아닙니다.
허공에는 성스러움이라는 게 없습니다. 대가도 없고, 자취도 없으며, 뜻도 없으며, 만족함도 없습니다. 성스러움, 고마움, 자취, 뜻, 만족함 모두 허공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그 허공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을 접하는 우리가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나라는 존재 자체도 이 허공에서 인연 따라 생겨난 모습이자 결과가 아니던가요. 네, 우리 모두는 허공의 공덕으로 태어난 허공의 자식들입니다.
마음이라는 게 바로 이 허공과 같은 겁니다. 마음은 그 스스로 성스러움, 고마움, 자취, 뜻, 만족함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잘 모르고, 마음을 잘 쓰지 못하는 우리 중생들이 온갖 다채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찬탄하며, 혹은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고, 다시 고마움도 느끼다가, 그렇게 온갖 생각과 감정으로 왔다갔다 합니다. 마음에는 뜻이 없습니다. 그 어떠한 뜻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 모든 뜻을 품어주기에 허공은 무한한 공덕을 지니는 것입니다.
양무제가 물었다.
“무엇이 성스러운 진리의 제일 첫 번째 뜻입니까?”
달마가 대답했다.
“텅 비어서 성스럽다 할 것조차 없습니다.”
#진리 #깨달음 #선불교 #견성 #달마대사 #허공성 #황벽스님 #화엄경 #백봉김기추

Пікірлер: 35
@이진욱-q7o
@이진욱-q7o 15 күн бұрын
감사 합니다.
@천지연산들윤
@천지연산들윤 13 күн бұрын
🙏🙏🙏
@user-bc7qr9zw8m
@user-bc7qr9zw8m 16 күн бұрын
🙏
@권윤옥-g1s
@권윤옥-g1s 15 күн бұрын
비오는 선선한 새벽, 빈 마음으로 잘 들었습니다.
@user-hm7zp2lm7b
@user-hm7zp2lm7b 16 күн бұрын
🙏🙏🙏 ❤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user-vu5zj5mz9t
@user-vu5zj5mz9t 16 күн бұрын
감사합니다
@user-pd8vh2wo2v
@user-pd8vh2wo2v 16 күн бұрын
항상 저를 뒤 돌아보게 하는 스님의 법문~~~ 감사합니다
@새벽숲
@새벽숲 16 күн бұрын
원제스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 🙏 🙏
@보현행-v1l
@보현행-v1l 16 күн бұрын
감사합니다 스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okokok55
@okokok55 16 күн бұрын
허공이야기 너무 감동깊었습니다~감사합니다!
@dajowa7959
@dajowa7959 16 күн бұрын
👍👍👍👏👏👏🙏🙏🙏
@瑞相行
@瑞相行 16 күн бұрын
원제스님께 뜻깊은 부처님 낙가암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허공의 자식...👍 역시 표현이 명!확!하십니다.👏👏👏 허공으로 잘 살겠습니다.😊 법문 감사합니다 스님 🙏🙏🙏
@수인달빛미소
@수인달빛미소 16 күн бұрын
⭐️ 허공이 쓰는 편지처럼 저도, 톡톡..손가락을 움직여 써내려 봅니다..ㅎㅎ 그리고, 법전스님으로부터 이어진 각별하신 인연으로 낙가암에 모시게 된 부처님을 뵙게되니 먼저 마음으로 참배를 올려 드립니다.. 🙏🙏🙏 허공성으로.. 비어있지만 모든것으로 채워져 있고 눈앞은 늘 공적하기에 진공 묘유라는 말씀으로.. 늘 진리와 함께하는것이라서 눈앞의 진리를 말씀하실때 문득 유마거사의 ‘’침묵설법‘으로 ’양구‘ 를 떠올려 보게 되었어요.. ‘쨍그랑’ 이 소리가 텅빈 허공을 곧장 가리키고, 허공이란 바탕에서, 모든일이 일어나고 보여지고 듣게 되는 것으로, 무심한 하늘에 명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단하지만 별 생각없이 밤공기따라 찰랑거리는 불빛과 창문으로 들어오는 밤바람을 느끼며 ’뽀득뽀득‘ 설거지를 마쳤습니다. ⭐️ 수도암 비로자나부처님께서 온 법계를 포용하시며 무심과 지혜 자비로서 바라보심이 생생하고.. 스님의 무심의 표정과 말씀이 자비로우신 울림으로 생생하며, 지금 이 전체에서 드러난 나란 인연 또한 허공의 공덕임을 알게 됩니다. . 😊😊😊 스님~ 오늘도 넘 감사드리며, 늘 좋은 날 평온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user-lx2xf2hu4e
@user-lx2xf2hu4e 16 күн бұрын
늘 법문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허공은 어려웠지만 잘들었습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세요🙏🙇‍♀️❤
@오영도-n7n
@오영도-n7n 16 күн бұрын
안녕하세요 🍒원제 스님 🙏 수도앙은 아침에 기온이 정말 많이 내려가네요. 저도 가을이 제일 좋아요🥰 혜거 편저, 불광출판사 '허공이 포괄하여 받아들이는 비유' 허공 눈앞 스님의 책 에 나오는 '허공의 공덕' 비어있음으로써 맑고 깨끗함 허공이 있기에 가능한 존재들 비워져 있지만 모든 것들로 채워져 있고 채워져 있지만 그 근원 눈앞은 언제나 공적하다 진공묘유 그 모든 것이 내가 만든 것이다 '비어있음' 그런 방식으로 글을 쓰시는군요. 고맙습니다 🙏 💗
@andro273
@andro273 16 күн бұрын
법전스님의 선물을 받는 법문에 감사드립니다~ 원제스님과의 인연으로 다시 모신 부처님상, 낙가암에서 단장(터)을 한 새 부처님을 마주하면서 쉼과 부활/구원을 허공과 같은 가을하늘에 비유하면서 댓글을 달아봅니다. "번뇌를 여의면 얻을만한 무언가가 따로 없다." 얻는 것, 잃는 것 모두가 눈앞에서 나타나는 현상(불이)이군요. '허공 그대로 법신'으로 나눌 수 없는 눈앞에서 화엄경 소론찬요가 글을 써보라 하네요. 허공은 아무일도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만물을 드러내는 신묘함이... 허공의 공덕에 감사드립니다! 🙏🙏🙏
@오도화-c2o
@오도화-c2o 16 күн бұрын
허공이 글도 참 잘쓰네요😊
@skysong9588
@skysong9588 16 күн бұрын
보이는 것은 보이는 거고 흐르는 것은 흐르는 거고 우리는 마른 기침 흠흠 두어번 하는 거고... 🙏🙏🙏
@user-vx6wp7eg7y
@user-vx6wp7eg7y 16 күн бұрын
무엇이든 그릴수 있고 변할수 있는 백지 ~ 그림없는 백지야 말로 진정한 진리로 드러나는 진리임을 ~ 허공의 자식들 ~ 허공으로 움직임없는 움직임으로 태어남 없는 태어남으로 ~ 법문속으로 훅~ 가슴이 찡 ^^~ 감사합니다 🙏 🙏 🙏
@_laon
@_laon 16 күн бұрын
하늘은 높고 푸르고 저는 침대에 드러누워 바람을 즐기고 유튜브에서 원제스님은 법문을 하고 계시고 매미와 풀벌레는 소리를 내며 도로 위의 자들도 각자의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게 허공에 나타나 있습니다. 오늘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통과시키고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user-si1hg3ip4m
@user-si1hg3ip4m 16 күн бұрын
얼마전에 부처님께 간절하게 발원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이끌어갈 일이 있었는데 시작을 앞두고 발원하는 저를 보니 내가 잘하고 싶거나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상은 평소와 다르게 아주 최소치였습니다 대신 여기 있는 사람들의 시간을 헛되게 하지 않기를,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이로운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주 컸습니다 그렇게 한 발원은 원만한 흐름으로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 그런 생각을 했드랬습니다 아상이 최소화된 발원은 바로 응답해주시는구나ㅎ 그런데 오늘 법문을 듣다보니 저도 은연중에 부처님을 주재자로 여기며 급할때 메달리고 있었음을, 부처님이 따로 계셔서 제 기도에 응답해주신 거라기 보단 아상이 비워지는 만큼 본래 온 허공간에 편재한 진리가 적절하게 들어난 것이였음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비워져야 하는지가 좀더 명확해졌습니다^^ 나의 본질이 허공성이고 전체성이고 눈앞이라는 게 얼마나 큰 안심과 위안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올여름 뭉개구름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는게 제겐 큰 행복이였습니다 법문을 듣고 바라본 오늘 하늘은 왠지 뭉클하네요^^ 법문을 듣고 저를 돌아보며 교정하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도화-c2o
@오도화-c2o 16 күн бұрын
부처님께서 원제스님 정수리 위에 자리잡으신듯 보입니다 😮 수희찬탄합니다 🙏🏻🙏🏻🙏🏻
@user-zx7wy6uo2k
@user-zx7wy6uo2k 16 күн бұрын
???
@오도화-c2o
@오도화-c2o 16 күн бұрын
@@user-zx7wy6uo2k ???
@김비여경
@김비여경 16 күн бұрын
허긍과 전체를 제대로 보기!! 외적이나 내적이나 흰 도화지 같음 얼마나 좋을까요~ 보현사에서 스님의 귀한법문 기다리며 두손모읍니다!!^^
@정오-g8n
@정오-g8n 16 күн бұрын
허공이 드러낸 까만 글자들이 살아 움직입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여길상
@여길상 16 күн бұрын
이운식도 하셨나요
@여길상
@여길상 16 күн бұрын
스님들도 하시는일이 많으시던데요
@user-rc2ji6vo5v
@user-rc2ji6vo5v 16 күн бұрын
보르헤스..아닌가요.. 🙏🙏🙏
@瑞相行
@瑞相行 16 күн бұрын
네. 저도 보르헤스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윤옥-g1s
@권윤옥-g1s 15 күн бұрын
마르께스 ‘백년동안의 꿈‘ 작가 아닐까요…
@user-rc2ji6vo5v
@user-rc2ji6vo5v 15 күн бұрын
보르헤스는 불교에 대한 책도 저술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요.. 아주 오래전에 읽었어요.. 아르헨티나 작가가 아닐까.. 그의 다른 책도 읽었는데 오래돼서 기억 안나지만.. 큰 감동을받고 다른 저술을 찾다가 불교에 관한 책을 찾아 읽었어요..미니북..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말년에 실명에 가까워졌다는 개인사도 언듯 스치는데요..
@권윤옥-g1s
@권윤옥-g1s 8 күн бұрын
문학공부할때 자주 들었던 작가 ’보르헤스‘ 어려워서 논외로 했죠. 작품테마로 불교적 깨달음,불교강의 저술도 했네요. 지금에야 작품이 이해됩니다. 조금
@user-nh3of2gy6n
@user-nh3of2gy6n 16 күн бұрын
감사합니다
@흰구름-u4e
@흰구름-u4e 16 күн бұры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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