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이 강할수록 괴로움이 커진다ㅣ일묵스님ㅣ2020.03.11. 제따와나선원 수요정기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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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이 강할수록 괴로움이 커진다ㅣ일묵스님ㅣ2020.03.11. 제따와나선원 수요정기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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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үн бұрын

자만은 내가 있다고 생각하고 나를 내세우고 과시하는 심리현상입니다. 또한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 동등하다, 열등하다 하는 식으로 나와 남을 비교하는 심리현상이기도 합니다. 우월감 뿐 아니라 열등감이 강한 것도 자만이 강한 것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자만은 탐욕을 뿌리로 하는 번뇌입니다. 그래서 자만은 감각적 욕망에 대한 갈애와 존재에 대한 갈애를 기반으로 일어납니다.
감각적 욕망에 대한 갈애와 연관된 자만은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대상을 즐기고 집착하면서 그것을 내 것, 나라고 움켜쥐고 내세우려 할 때 생깁니다. 예를 들어 타고난 건강, 아름다운 외모, 높은 지능,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좋은 집안, 많은 재산, 높은 지위, 큰 명성과 인기, 강한 권력 등을 얻었을 때 그것을 즐기고 좋아하다가 내 것, 나라 집착하게 되면 그것을 내세우고 나와 남을 비교하는 자만이 생깁니다. 반대로 이런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열등감이 생깁니다.
또 근본적으로 자만은 내가 있다는 착각에서 생깁니다. 그러므로 내가 있다는 어리석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 존재에 대한 갈애와 함께한 자만이 남아 있게 됩니다. 특히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인정받고 싶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데, 이것도 존재에 대한 갈애에 기반한 자만의 한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자만은 ‘내가 있다’는 어리석음을 바탕으로 일어나기에 본능적이고 뿌리깊은 번뇌에 속합니다. 그리고 자만은 해로운 법이기에 많은 괴로움을 가져옵니다.
우선 자만은 수행에 방해가 됩니다. 수행을 빨리 잘하는 사람들의 경우 내가 남보다 바라밀이 많다 공덕이 많다 나는 특별하다는 식으로 자만이 강해지기 쉽습니다. 특히 삼매나 지혜가 강해질수록 자만이 강해지는 경우, 수행을 할수록 사람이 이상해져서 수행을 안 하느니만 못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열심히 해도 본인의 욕심 만큼 수행에 진전이 없는 경우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지고 자포자기하여 수행에 열의를 잃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만이 강하면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타인의 유익한 말을 귀담아 듣지 못하게 되기에 배우기도 힘듭니다. 또한 수행을 (남들보다) 잘하고 싶고 잘나고 싶고 앞서가고 싶은 마음도 자만입니다. 이런 마음 때문에 조급해지고 과하게 욕심을 내게 되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좌절하고 괴로워합니다.
또 자만은 일상 속에서도 수많은 괴로움을 가져옵니다. 사람들은 종종 외모나 재능, 지위, 재산, 명성, 인기, 권력등에 취해 자신은 다른 존재라는 자만에 빠져 타인을 무시하고 경멸하고 갑질을 하며 때로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또 자만은 사견과 함께 일어나기 쉽습니다. 잘나고 뛰어난 ‘내’ 견해이기 때문에 틀릴 리 없다는 아집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내세우는 자만이 강한 사람은 자기 뜻대로 하려는 통제 욕구도 강합니다. 이렇게 자만과 사견이 강하면 타인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타인에 세상에 강요하고 타인을 세상을 자기 뜻대로 하려 합니다. 그리고 남이 내 말을 듣지 않거나 세상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화를 내고 분노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많은 괴로움과 갈등, 분란을 유발합니다.
또 자만이 강하면 내가 남보다 많이 가져야 하고 뛰어나야 하고 잘나야 한다는 식의 이기심과 경쟁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에 타인을 질투하고 괴롭히고 때로는 부당한 방법을 동원하여 남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만이 강하면 쓸데없는 자존심에 뻣뻣해지고 한편으로 예민해집니다. 그래서 자신이 남에게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느끼면 쉽사리 분노하고, 별일 아닌 것에도 남이 나를 무시했다면서 화를 내고 괴로워합니다.
이렇게 자만이 강하면 강할수록 괴로움도 커집니다. 반대로 자만을 버릴수록 괴로움도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자만의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자만을 버려야 합니다.
자만은 탐욕을 뿌리로 하는 번뇌이고, 탐욕은 어리석음을 조건으로 합니다. 즉 자만은 어리석음을 기반으로 일어납니다. 자만을 자만인지도 모르고, 자만의 원인을 모르고, 자만의 해로움을 모르고, 자만을 버리는 방법을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에 자만이 일어납니다. 궁극적으로는 내 것이나 나나 내 자아라 할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에 자만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자만을 버리기 위해서는 지혜를 키워야 합니다.
우선 자만이 일어날 때 그것이 자만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만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책하거나 억누르지 말아야 합니다. 자만도 그저 조건 따라 일어난 정신 현상일 뿐이라고, 그저 자만일 뿐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렇게 번뇌를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고 그저 정신 현상으로 단지 번뇌로 보는 지혜는 위빳사나 수행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만의 해로움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면서 쓸데없는 허영과 자존심 때문에 자신을 내세우면서 반대로 열등감에 시달리면서 겪었던 괴로움과 해악을 반조하고, 자만이 없는 겸손한 마음일 때 경험했던 행복과 이익을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또한 건강, 재능, 재산, 인기, 명성 따위의 마음에 들고 사랑스러워서 좋아하고 즐기다가 내 것 나라 집착하게 되는 법들도, 언제나 변하고 사라지기 마련인 법이라는 진리를 통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삼매나 지혜 등의 수행력 또한, 수다원 이상에 도달하지 못한 이상은 언제든지 퇴보하고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심지어 성자가 되고 나서도 몸이 너무 아프면 선정에 들지 못합니다.) 이처럼 아무리 마음에 들고 사랑스러운 것이라도 변하고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세상에 완벽하고 변치 않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불만족스럽고 괴로움을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내 것, 나, 내 자아라 집착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자만은 내가 있다는 어리석음에서 생겨납니다. 하지만 나라 착각하는 이 존재는 그저 물질과 정신일 뿐입니다. 물질도 조건지어진 법이고, 정신도 접촉 등의 조건을 통해 일어난 법일 뿐입니다. 이렇게 조건지어진 물질과 정신의 생멸을 나라 착각하는 것이 우리의 근본적인 어리석음입니다. 그러므로 어디에도 나라 할 만한 것은 없다는 무아의 지혜가 깊어지면, 자만이 소멸됩니다. 그래서 [무아의 특징경]을 듣고 다섯 비구가 아라한이 되신 것입니다.
내가 있다는 견해는 수다원만 되어도 사라집니다. 하지만 자만은 내가 있다는 어리석음과, 그로 인한 존재에 대한 갈애가 모두 제거되는 아라한이 되어야 완전히 버려집니다. 아라한이 되어 자만이 모두 버려진 존재는 내가 있다는 어리석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나와 남의 차별이 없는 평등심이 생깁니다. 그리고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납니다.
내가 있다는 어리석음이 강할수록, 자만이 강할수록 괴로움도 커집니다. 반대로 나라는 어리석음이 사라질수록, 자만을 내려놓을수록 괴로움도 소멸됩니다. 아라한이 되기 전까지는 자만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을 없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수행하여 지혜를 키워갈수록 자만이 약해지고 내려놓아질 것입니다. 그러면 자만으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괴로움도 줄어들고, 인간관계도 더욱 편해지고 남과 평온하게 어울려 살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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