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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야화에서 들려드리는 그때 그 시절 이야기
등에 망태기를 둘러메고 한 사내가 깊은 산중에서 약초를 찾고 있었다. 어떤 날은 수확이 좋아 자루에 불룩하게 약초를 캘 때가 있는가 하면 어느 땐 온종일 돌아다녀도 큰 소득이 없었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눈에 띄는 게 별로 없는데, 조금만 더 찾아보자.”
그런데 아침부터 흐리던 날씨가 조금씩 빗방울을 뿌리더니 오후가 되자, 마침내 굵은 소나기가 되어 퍼붓기 시작했다. 약초꾼은 서둘러 산에서 내려갔다. 가파른 비탈에 빗물이 고이자 미끄러워 조심조심 다리에 힘을 주어 중심을 잡아야 했다.
한참을 내려가니 마을 외곽에 물방앗간이 보였다.
“다행이구나. 저기서 비를 피하자.”
사내는 몰아치는 비를 피해 물방앗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흠뻑 젖은 윗도리를 벗어 물을 짜서 널어놓았다. 평생 산을 타고 다녔던 그 사내의 육중한 몸은 단단한 근육으로 덮여 있었다.
가만히 있으려니 피곤함이 몰려와 바닥에 자리를 잡고 벌렁 누웠다.
“오늘은 통 재수가 없는 날이군, 벌이도 시원찮은데 이렇게 비까지 오다니...”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망태기에서 더덕 하나를 꺼내 손으로 쓱쓱 문질러 흙을 닦아내고 질겅질겅 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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