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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야화에서 들려드리는 그때 그 시절 이야기
오늘도 박선비는 집을 나섰다. 십 리나 떨어진 그의 친구 이참판의 집을 찾았다.
예사 손님 같으면 사랑대문 앞에서 주인의 승낙을 얻은 다음 들어갈 것인데, 박선비는 이참판의 집 사랑을 들어가는 것은 마치 자기 집을 들어가듯 아무 말 없이 선뜻 들어섰다.
박선비가 사랑 마루로 올라서자 주인 되는 이참판은 마루에 누워 낮잠을 자는 중이었다.
"이보게, 하릴없이 백주대낮에 잠을 자다니 자네 팔자가 상팔자구먼."
"자네, 언제 왔나."
이참판은 박선비를 보고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았다.
두 사람이 친구가 된 건 십여 년 전 일이다. 참판이란 높은 자리에 있던 이참판이 관리들의 부패와 타락한 현실에 염증을 느껴 관직을 내려놓고 낙향을 했지만 대부분 농민뿐인 시골에서 마땅한 말벗도 없이 지내다가 우연히 멀리 떨어진 박선비를 만나 서로 친교하고 지낸지 어언 십 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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