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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에 휩싸인 집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면, 선뜻 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아무나 하기 힘든 이 일을 해낸 한 이주 노동자가 있습니다.
스리랑카 출신 이주 노동자 니말씨의 이야기인데요.
불이 난 집에 들어가 90대 할머니를 구한 공로로 영주권을 받게 됐습니다.
정부가 의로운 일을 한 공로로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을 준 것은 처음인데요.
니말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8일 오전, 대구 출입국 사무소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니말씨가 영주권을 받아듭니다.
[유복근/법무부 국적·통합정책단장 :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고 생명의 숭고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선행으로 인해 외국인이 영주 자격을 얻은 건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대구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 : "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에 크게 기여한 사람으로 영주권을 준 것은 처음이지 않나……."]
스리랑카에서 수학교사로 일하던 니말씨가 한국으로 건너온 건 지난 2013년.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돈을 벌기 위해서였습니다.
[니말/영주권 획득 이주노동자 : “우리나라 살 때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니까 한국에 나와서 돈 많이 벌어서 가족과 잘 살 생각에 왔어요.”]
여러 공장을 전전하며 일하던 니말씨는 체류기간이 만류되어 2016년, 불법체류자가 되고 맙니다.
인력사무소에서 하루하루 일을 구하던 그는경북 군위의 한 과수원에서 일하게 되는데요.
[정창식/마을 주민 : “체격은 작지만 책임감도 있고 친화력도 좋고 아주머니들도 우리 집 일하러 오거든요. 아주머니들하고 (어울리는) 사교성도 있고…….”]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해 2월이었습니다.
그날도 과수원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니말씨는 마을 할머니의 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하는데요.
집 주인인 90대 할머니가 아직 나오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니말/영주권 획득 이주노동자 : “한국 아주머니가 얘기했어요. '엄마가 집 안에 있어. 엄마 있어요.'”]
당시 니말씨는 한국말을 거의 못했지만 ‘엄마’라는 말에 바로 안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스리랑카 말로 엄마인 ‘암마’와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니말/영주권 획득 이주노동자 : “내 엄마든 한국 엄마든 (엄마의 의미는) 전 세계 다 똑같아요. 그러니까 (들어)갔어요.”]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던 니말은 신분이 드러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때는 할머니를 구해야한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니말/영주권 획득 이주노동자 : “집에 불날 땐 불법체류자로 비자가 없었어요. (하지만) 이거 위험해. 이런 건 아무것도 생각 안 했어요. 사람이 위험해. 위험해서 할머니 데려온다(만 생각했어요.)”]
화염이 집을 뒤덮은 상황에서 안으로 뛰어 들어간 니말씨. 다행히 할머니를 구출해 나올 수 있었지만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장진영/의성소방서 현장대응단 : “일반인이 들어가기엔 겁나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니말 씨가 안에 들어가서 구출했다는 것은 용감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니말씨 덕분에 할머니는 무사했습니다.
[니말/영주권 획득 이주노동자 : “할머니 잘 살아서 내 기분 너무너무 좋아요. 할머니 잘 살아요.”]
하지만 15분 가량 화염 속에 있었던 탓에 니말씨 상태는 좋지 않았는데요.
[장진영/의성소방서 현장대응단 : “목 부위와 머리와 손 부위에 화상 입은 정도가 있어서요. 현장에서는 일단 빨리 이송하는 게 급선무기 때문에 이송하면서…….”]
병원으로 이송된 니말씨는 폐손상과 2도 화상으로 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았고, 최근까지도 통원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백진오/담당 의사 : “연기 흡입을 많이 했습니다. 유독가스를. 흡인성 폐손상 내지는 흡인 자상이라고 하는데 그런 상태로 내원을 하셨고…….”]
문제는 병원비였습니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정창식/마을 주민 : “병원비가 엄청나게 나오더라고요. 3천만 원 나오더라고. 처음에 3일 있었는데 천 3백만 원 나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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