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 좋은 연주 좋은 시간 잘 보고 들었습니다. 답례로 좋아하는 시 한 편 붙입니다. 씨앗 이승희 1 꽃이 피거나 열매 맺는 일이란 습성이나 본성이 아닌거야 검은 흙 속을 아주 오래 무던히 걸어온 시간들이 단단하게 뭉쳐 있다가 풀려지는 일이야 감자꽃이 피는 것은 하얗게 피어 말하는 것은 땅 속에 말 못할 그리움이 생겨나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이지 2 그래도 한 번 더 생각해봐, 저 들판, 저 강가, 네가 발 딛고 선 이 땅 속 어디에든 바람이 숨겨 둔 풀씨들이 발꼬락을 움직여 무엇으로 일어서려 하는지. 한때 그것들은 서로 다른 날개의 길이로, 그 불균형으로 바람을 타고 올랐을 것이고, 혹은 가능한 멀리로 자신을 뱉아내는 그 모든 세상에서 밀려나 아주 쓸쓸한 저녁을 맞았을지도 모르지. 잘 보면 네가 가고 싶은 곳은 분명히 보일거야, 바로 네가 발 딛고 선 그 자리일지도 몰라. 네가 가둔 것들, 네가 끝끝네 손에 쥔 그것들을 한번쯤 놓아봐.
@phililen39 жыл бұрын
Which album is Moonshine from? It's not on Fading L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