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선수였던 내가 부상으로 은퇴해야 했던 이유

✅프로 야구선수였던 내가 부상으로 은퇴해야 했던 이유
2020년 5월 경기에서 장타를 치고 3루까지 뛰어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치며 했던 슬라이딩. 그 순간에 늘 쓰던 왼팔이 먼저 나갔다. 슬라이딩이 너무 과감했는지 그 여파로 어깨가 빠졌다.
그 후 습관성 탈구가 나타났고, 방카르트 병변, 슬랩 진단을 받아 어깨 수술을 했다. 열심히 재활해서 복귀했지만, 어깨는 더이상 예전같지 않았다. 공을 던질 때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어깨가 아팠다.
공을 던지는 왼손이 아니라 공을 잡는 오른손으로 슬라이딩 했다면 달랐을까? 그랬다면 적어도 공을 던질 때마다 이렇게 고통스럽지는 않았을텐데. 자책도 많이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프로야구 선수로서 인생은 여기서 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은퇴 후 선수생활을 찬찬히 복기해보았다. 나는 파워 향상 위주로 웨이트 훈련을 했다. 파워가 있어야 공을 멀리 정확하게 던질 수 있고, 장타 또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워 트레이닝은 근육의 힘을 강하게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동범위를 짧게 만든다.
게다가 내가 했던 운동인 야구는
신체 한쪽을 위주로 사용하는 편측 운동이다.
자연스레 신체 불균형이 생긴다. 신체 불균형을 제때 잡아주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롱런하는 선수들은 파워 훈련 만큼이나 밸런스 훈련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힘만 좋은" 다치기 쉬운 몸. 한 번 다치면 회복이 어려운 몸. 불균형으로 인해 언제 다쳐도 이상하지 않을 몸. 내 몸은 그런 몸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런 결말을 맞게 됐다.
사실 야구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자체가 편측 운동이다. 오른쪽이 편한 사람은 오른쪽 위주로, 왼쪽이 편한 사람은 왼쪽 위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의식하지 않으면 우리 신체는 점점 불균형해진다. 신체 불균형은 몸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며, 부상도 야기한다.
선수든, 일반인이든 신체가 제대로 기능해야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모두가 부상없이 건강하게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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