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의 순수한 우리말! 임금님 진상품으로 올린 남쪽 바다의 보물 매생이 밥상 [한국인의밥상 KBS 20121227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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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ай бұрын

■ 천덕꾸러기 매생이의 새옹지마 인생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말은 매생이에도 잘 어울린다. 과거 김 양식으로 살림을 꾸려가던 시절에 매생이는 김발에 달라붙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천덕꾸러기였다. 하지만 이 천덕꾸러기 매생이가 복덩이로 변신했다는데... 완도 약산면 넙고리 마을은 매생이 첫 수확 준비로 바쁘다. 처음 수확하는 매생이를 ‘초사리’라고 부르는데 매생이가 더 가늘고 부드러워 그 맛이 일품이다. 초사리를 수확하고 나면 작업장에서 씻어 묶음을 만든다. 이 묶음을 ‘재기’라 부른다. 1재기의 무게는 450g. 어머니들의 손이 저울이 된다. 어머니들의 손을 거쳐야만 탄생이 되는 매생이 음식들, 천덕꾸러기 시절부터 먹었다는 매생이돼지고기덖음과 매생이로 반죽한 매생이수제비를 소개한다.
■ 남해가 품은 또 하나의 보물, 매생이와 환상궁합 석화!
매생이는 조류가 완만하게 흐르고 물이 잘 드나들며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만 자란다. 그래서 매생이를 환경오염의 척도로 평가받는다. 이런 청정바다에서 겨울이 되면 수확하는 또 다른 해산물이 있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석화다. 장흥 용산면 상발리 남포마을에서는 석화의 올해 첫 수확이 이뤄진다. 이 마을에선 석화 수확을 공동작업으로 한다. 석화는 갯벌에 있을 땐 마을 사람 모두의 것이지만 내 바구니로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내 것이 된다. 매생이와 석화는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매생이 요리엔 늘 석화가 들어가는데... 매생이와 석화를 함께 먹으면 칼슘 함량이 뛰어나 겨울철 뼈를 튼튼하게 해줄 뿐 아니라 아미노산이 풍부해 독특한 감칠맛을 내서 맛 또한 좋다고 한다. 환상궁합을 보여주는 석화를 듬뿍 넣은 매생이떡국은 겨울철 추위에 노곤해진 몸을 녹여준다.
■ 매생이를 키워낸 대나무, 정성으로 엮다
매생이 양식을 시작한 지는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 매생이 양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대나무 발! 습한 대나무의 특성과 각이 져 있는 모양이 매생이가 자랄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된다. 매생이를 키우는 대나무 발 한대엔 62쪽의 대나무 조각이 들어간다. 올해 최순임(68세) 씨가 엮은 대나무는 총 160대. 매생이 양식을 하다가 6년 전 남편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매생이 양식 대신 대나무 발을 본격적으로 엮기 시작했다. 그런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남편 박종길(70세) 씨. 부부는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라 말하며 아내를 은인으로 생각한다. 최순임 씨가 준비한 매생이죽, 매생이초무침엔 바쁘고 고된 하루를 살아가면서도 남편을 위한 마음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 남해는 지금 오리와의 전쟁 중...
완도군 고금면 넙도. 17호가 사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곳엔 다른 시골과는 다르게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매생이 양식이 알려지면서 부모님을 도우러 다들 고향으로 오기 때문이다. 매생이 농사는 엎드려 채취하는 과정이 힘들 뿐 아니라 매생이 자라는 동안에도 늘 바다에 나가 매생이에 달라붙는 이물질 제거를 해줘야 한다. 또 수시로 대나무 발의 높이를 맞춰줘야 하는 일 등 여간 수고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일은 오리를 쫓는 일이다. 오리들로 인해 1년 동안 준비한 매생이 농사를 망칠까 날마다 노심초사다. 다 자라지 않아 가느다랗고 연한 매생이를 오리들이 깨끗이 먹어 해치우기 때문. 지금 남해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오리도 반한 매생이의 맛을 찾아 가보자.
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남해, 초록으로 물들다 - 매생이” (2012년 12월 27일 방송)
#한국인의밥상 #매생이 #석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