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002＞탈무드：그릇 ＠ 이스라엘 유태인 우화

[그릇]
옛날 옛날에, 얼굴은 못생겼지만 매우 똑똑한 랍비가 있었어요. 어느 날, 이 랍비는 로마 황제의 딸을 만나게 되었어요. 공주는 랍비를 보더니 "이렇게 똑똑한 지혜가 이런 못생긴 그릇 속에 담겨 있다니!"라며 비웃었어요.
그러자 랍비는 공주에게 물었어요. "공주님, 궁중에 있는 술은 어떤 그릇에 담아 두나요?" 공주는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항아리나 술병에 담아 둬요."라고 대답했어요.
랍비는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로마의 공주같이 높고 훌륭한 분께서 금이나 은으로 만든 그릇도 많을 텐데, 왜 그런 싸구려 그릇을 쓰나요?"
공주는 랍비의 말이 옳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쓰던 보통 그릇들을 모두 금과 은그릇으로 바꾸었어요. 그리고 술도 금과 은그릇 속에 옮겨 담았지요. 그런데 금과 은그릇에 담긴 술 맛이 아주 이상하게 변해버렸어요.
화가 난 로마 황제는 "누가 술맛을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크게 화를 냈어요. 공주는 "싸구려 그릇보다 귀한 그릇 속에 술을 담아두는 게 낫다고 해서..."라고 대답했어요.
황제에게 꾸중을 들은 공주는 랍비를 찾아갔어요. "당신은 왜 나에게 잘못된 일을 하라고 했어요?"
랍비는 공주에게 말했어요. "나는 다만 공주님에게, 아주 값지고 귀한 것도 때로는 보잘것 없이 헐한 그릇에 담아 두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 이야기는 겉모습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줘요. 어떤 것이든 겉모습보다는 그 안에 담긴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