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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는 생후 5-6주때 데려와서 14년을 키운 저의 첫 고양이였습니다. 혼자 살던 20대때 데려와서 정말 의지를 많이 했어요. 첼로가 없었다면 제가 가장 힘들었던 유학시절 끝자락 어두운 터널을 어떻게 지나갔을까 싶을 정도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결혼하고, 아이가 없는 저희 부부는 첼로를 자식으로 키웠어요. 부부 둘만 있는 집이었지만 첼로 덕분에 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몇달 와 있으며, 얼른 뉴욕에 가서 첼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가 한국에 온지 두달만에 아픈 곳도 없던 첼로가 하늘나라로 떠날 줄은 꿈에도 상상도 못했습니다. 첼로의 마지막에 제가 없으리라곤 한번도 생각하지 못헀던 일이었어요. 며칠이라도 시간이 있었다면 뉴욕에 바로 갔을 거예요. 뭐가 그리 급했는지 손쓸 새도 없이 한시간 새에 떠났습니다. 제게는 인생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이별이었고, 다시 예전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슬픔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같이 울어준 가족들, 친구들과, 매일 통화하며 슬픔을 같이 나누는 남편덕에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렇게 9월이 가고, 내가 다시 웃을 수 있을까, 다시 농담하며 웃고 떠들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었던 슬픔이 조금은 가시는 중입니다. 첼로 사진도 이제 조금은 볼수 있고, 그러다 눈물이 나면 울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는 걸 새삼 느끼며 지낸 몇주였어요.
-저는 영상 업로드를 하지 않는 시기에도 늘 영상을 찍습니다. 이 영상 전에도 한국 온 이유, 브이로그, 이런저런 썰등 영상 몇개를 찍었지만 올리지는 못하고 있었어요. 이날의 영상도 이때의 감정과 이때만 할수 있었을 말을 기억하고 싶어서 찍었지만, 업로드는 안할 가능성이 큰 영상이었지요. 근데 영상을 틀자마자 신기한 일이 생겨서 시간은 좀 지났지만 업로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반려동물 있으신 분들, 제가 영상에서는 말을 못했지만, 제가 시간을 돌릴수 있다면 첼로를 매년 정기검진 시키는 것 외에도 첼로 털을 정말 많이 모아놓을 것 같아요. 큼직한 쿠션 하나를 꽉 채울수 있을 만큼의 양을 모아둘것 같습니다. 다시 고양이를 키울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생각조차 할수 없는 일이지만 혹시 키우게 된다면 꼭 그렇게 할거예요. 미련이고 욕심이겠지만, 그렇게라도 따뜻한 첼로의 온기를 느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서요.
이별이란 이렇게 갑자기 오는 거네요. 지금 내 옆에 가족, 친구와 반려동물이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나중에 후회할 말은 하지 말고, 지금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평소 사계절을 다 탄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계절의 변화에 크게 반응하는 편이에요. 봄에서 여름이 올때 왠지 신나고, 여름에서 가을이 올때는 센치해지고, 겨울에서 봄이 올때 설레합니다. 봄냄새, 여름냄새, 가을과 겨울 냄새 다 맡으며 설레고 우울하고 신나하는 감정을 느끼죠.
그리고 음악은 거의 모든 활동을 할때 음악을 틀어놓을 정도로 좋아하고요. 뉴욕 온거 자체가 알리샤 키스의 도시라서 온거라고 영상에서 밝혔던 적이 있었죠? 중학교 즈음부터 쉬지 않고 들어온 다양한 음악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음악은 제 인생에서 큰 부분입니다.
그런 저에게 첼로가 보내준 것 같은 "환절기"라는 곡은 정말 특별한 선물이고 확실한 신호같았어요.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저에게 이보다 더 적절한 신호가 있을까 싶을 정도인데요. 가사가 특히 너무너무 와닿고, 뭔가 지적이고 문학적인 첼로가 써서 보낸 편지같이 느껴졌거든요. 보시기엔 어떨지 궁금하네요.
첼로가 천국에서 보내준 듯한 나라님의 "환절기" 가사입니다.
환절기
그 어느 새 찬 바람이 스치고 지나면
그대 떠나간 계절일까요
난 낙엽처럼 빛이 바랜 그리움인데
벌써 어느 새 시간이 흘러
나를 지나나봐
흰 눈이 조금씩 빈 거릴 덮으면
뜨겁던 맘도 식어가겠죠
이런 내 맘 하나 몰라줘도
괜찮았던 나의 하루가
또 무심히 지나가도
이따금 가만히 또 조용히 추억해 볼게요
그토록 사랑했었던 모든 시간들
이 남은 생에 갑자기 날 마주칠 우연을 만나면
웃음 띈 눈 인사 한 번 쯤
흰 눈이 조금씩 빈 거릴 덮으면
뜨겁던 맘도 식어가겠죠
이런 내 맘 하나 몰라줘도
괜찮았던 나의 하루가
또 무심히 지나가도
이따금 가만히 또 조용히 추억해 볼게요
그토록 사랑했었던 모든 시간들
이 남은 생에 갑자기 날 마주칠 우연을 만나면
웃음 띈 인사 한 번 쯤
아직도 날 가슴에 뒀을까
누가 물어봐도 대답하진 말아줘요
그리워 질 땐 그리워 할 사람 있기에
기다림도 이겨낼 테니까
가끔 가만히 또 조용히 숨죽여 울게요
아무래도 터진 가슴 낫질 않아서
어느덧 다시 계절이 바뀌어도 아마
내 마음은 꼭 그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