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명 위한 것이라면 내 목숨 바칠 수 있다 믿었는데 이 나라 위한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명분 더 이상은 없네 나 역시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던가 목숨이 아까운 위인이었나 나 역시도 내 한 몸 강녕을 바라는 내가 경멸했던 그들과 같은 그런 사람인가 이보시오 노론 양반들, 당신네들이 아무리 준비가 되었다고 한들 거사를 치를 명분이 없지 않은가! 지금 나더러 역모의 괴수가 되라는 것인가. 이렇게 초조한 건 처음 불안도 처음 그토록 원하던 강력한 왕인데 어쩌면 난 그저 왕이 되고 싶었나 저 옥좌 앉고픈 욕심이 눈을 가린 핑계였을 뿐인가 그저 핑계였을 뿐인가 나 역시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던가 내 살길 우선인 위인이었나 나 역시도 내 한 몸 강녕을 바라는 내가 경멸했던 그들과 같은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