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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잃어버린 풍어가 - 강릉 주문진항 72시간"
■ 주문진항의 가을, 풍어가 대신 탄식가를 부르다
동해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어항(漁港), 강릉 주문진항. ‘물품을 주문받아 운반하는 나루터’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 항은 부산에서 북한 원산을 잇는 동해 뱃길의 중간 기착지로 개발된 곳이다. 1927년 개항이후 80년이 넘는 세월동안 동해안의 어업전진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주문진항.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전국을 휩쓸고 간 고유가 태풍이 이곳에도 어김없이 불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0만원이던 기름값이 1년 사이 최고 23만 원까지 올라갔다. 기름값 때문에 멀리 나갈 수 없어 어획량마저 줄어들어 적자를 피할 수 없는 상황. 결국 바다를 등지고 고향을 떠나는 이들까지 생겼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인 오징어 값, 어민들의 가슴은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본격적인 오징어 철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9월 현재 어업에 나가는 어선은 320척 중 겨우 150여 척에 불과하다. 항구엔 여전히 발이 묶인 배들이 남아있다. 만선으로 풍어가를 불러야 할 요즘, 온몸으로 기름값과 싸우며 또 다시 바다로 나가는 어민들에게 과연 희망이 찾아올 수 있을까?
■ 고유가 이후, 주문진항 사람들의 고달픈 하루
▶ 새벽을 깨우는 뱃사람들
새벽 3시, 1시간 정도 거리의 인근바다로 나가 조업을 하는 잡어 잡이 어선들은 출항준비로 바빠진다. 나가면 적자니 배를 묶어 놓는 게 돈 버는 거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홀로 바다로 나가는 이들이 많아졌다. 15세 때 배를 타기 시작해 70을 훌쩍 넘긴 정민화 할아버지부터 주문진 최연소 선장인 32세 신세웅 씨까지. 바다가 밭이요, 터전인 이들은 이곳을 떠날 수 없다.
▶ 희비가 엇갈리는 위판장
‘딸랑 딸랑~’ 입찰시작을 알리는 경매인의 종소리가 울려 펴진다. 새벽 6시 첫 배가 도착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배가 들어오는 오전 11시까지, 항구가 가장 활기를 띄는 시간이다. 그러나 이곳도 기름값 폭탄이 떨어진 이후 예전의 활기를 잃어버린 지 오래. 촬영 첫날 3마리 만원하던 오징어 가격이 둘째 날 5마리 만원, 셋째 날 10마리 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결국 도저히 가격이 맞지 않아 유찰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어획량과 전국 시세에 따라 그날그날 가격이 결정되는 위판장. 조금이라도 좋은 가격을 받길 바라며 입찰을 지켜보는 선원들과 가족들. 그들의 마음을 알면서도 남보다 좀 더 싼 가격에 구매를 해야 하기에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는 중도매인들. 입찰이 진행되는 시간은 불과 30초. 밤새도록 일한 노력의 대가가 결정되는 건 순식간이다.
▶ 치열한 삶을 만나는 어시장
입찰과 동시에 바빠지는 항구 옆 난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손님맞이를 하려는 아주머니들은 . 자리에 도착하면 좌판 정리하랴 고기 손질하랴 손놀림도 바빠진다. 밀려드는 주문에 부지런히 얼음을 나르느라 시장 곳곳을 오가는 리어카 아저씨. 다방커피 한 잔으로 휴식을 제공하는 이동매점도 손님들로 북적댄다. 고등어 100마리를 만원에 팔았어도 결국 다 팔지 못하고 버릴 수밖에 없었던 아주머니부터 적자만 보는 배를 보다 못해 오징어 장사로 나선 여 선주, 2년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은 유학파 문어총각까지. 변함없이 삶의 모습이 가득한 어시장, 그러나 기름값은 물론 필수품인 고무장갑까지 모든 물가가 올랐다며 상인들도 한숨 섞인 하소연을 한다.
▶ 오징어 잡이 어선의 삼중고
고유가에 인력난, 거기다 줄어든 어획량까지. 어부들의 얼굴엔 웃음이 사라진지 오래다. 밤새 집어등을 켜고 작업을 해야 하는 오징어 어선은 기름값 폭탄의 최대 피해자. 오후 1시, 출항하는 오징어 배 선원들의 얼굴엔 시름이 가득하다. 어부였던 아버지의 대를 이어 올해로 경력 40년인 배테랑 선장 박백만 씨. 지금껏 단 한 번도 어부가 된 것을 후회한 적 없었던 그.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배를 탄 것이 후회가 된다. 한번 출항에 사용되는 기름값만 해도 130만원 이상. 선원 5명의 인건비도 안 나오는 상황이다. 촬영 둘째 날 새벽, 설상가상으로 그의 배에 불청객이 찾아온다. 바로 고래가 나타난 것이다. 겨우 모여든 오징어는 흩어지고 빈 줄만 올리는 채낚기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 항구가 품은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
▶ 뱃사람들의 정(情)
정박해 있는 배 옆에 음료수 상자가 한 가득이다. 배가 고장 나 일주일째 바다에 못나가는 선주에게 이웃 선주들이 가져다 준 것.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수리비로만 몇 천 만원을 쓰게 된 마음이 얼마나 쓰릴지 너무나 잘 아는 선주들의 마음인 것이다. 옆에서 어려움을 함께 견뎌주는 이들이 다시 바다로 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 어부의 아내로 사는 법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고향도 제각각인 이들이 어부인 남편을 만나 어시장에 모였다. 타지에서 시집와 텃새때문에 자리 잡기까지 힘들었다는 김성녀 씨. 남편이 잡아온 홍게를 한 마리라도 더 팔기 위해 항상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안영아 씨. 처녀 때도 바다고기만 먹고 육고기는 싫어했다며 이곳에 시집올 팔자였던 것 같다는 할머니까지. 이젠 이들에게도 바다는 고향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직도 바다로 나가는 남편이 걱정돼 밤잠을 설치고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것은 어부인 남편을 둔 아내의 숙명이다.
▶ 그들이 주문진을 찾는 이유
싱싱한 해산물 뿐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삶을 느낄 수 있어 1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주문진항. 인천항이 바로 집 앞에 있지만 유독 주문진항이 좋아 이번이 벌써 30번째 방문이라는 주문진 마니아 임은주 씨. 얼마 전 직장을 그만두고 재충전을 위해 보도여행 중인 26세 청년 김영배 씨. 누군가에겐 치열한 삶의 현장이지만 누군가에겐 삶의 휴식을 주는 곳,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길을 향해 떠난 그에게 주문진항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 바다와 삶이 만나는 공간, 주문진 항
바다와 당당히 싸워 고기를 가득 싣고 돌아오는 만선의 꿈. 모든 뱃사람들의 희망이다.
그러나 싸워야 할 대상이 바다가 아닌 기름값이 되어버린 지금, 만선의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기름값을 고민해야하는 것이 어민들의 현실이다. 고유가와 경기침체, 피할 수 없는 현실은 묵묵히 바다에 기대살아온 어민들의 생활마저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도무지 앞은 보이지 않고 해결책도 없는 상황. 바다를 믿고, 바다와 함께한 수 십 년의 세월, 이젠 인생자체가 되어버린 바다에서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파도에 뒤집히기도 하고 출렁거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대가 없이 베풀어주는 바다. 돌아올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이 있기에 오늘도 어부들은 바다로 나간다. 그리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생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기에 항구는 또 다시 내일을 준비한다.
#다큐3일 #주문진항 #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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