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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푼(Harpoon)을 능가하라!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프로젝트
▶21세기 최첨단 무기전의 첨병, 크루즈 미사일
2003년 3월 20일, 미국은 40기의 '토마호크(Tomahawk)'를 이라크 전역에 발사하면서 본격적인 이라크 공습에 들어갔다.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 군사시설을 파괴하는데 그 명성을 얻은 이후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크루즈 미사일(cruise missile)은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하이테크 병기의 대표적 무기다. 70년대 초반 개발된 미국의 대함 크루즈 미사일 '하푼(Harpoon)' 역시 지금까지 미해군의 핵심 주력 미사일로 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크루즈 미사일은 음속보다 느린 아음속으로 지상 수 m로 저공비행 할 수 있으며 표적을 우회 공격할 수 있고 방공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에 21세기 최첨단 무기전의 첨병으로 각광받고 있다.
2003년 10월 1일, 제 55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 행사에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함대함 유도미사일'이 위풍당당하게 그 모습을 선보였다. 96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2003년 8월 최종 시험 발사에 성공하기까지, 만 7년 간 극비리에 진행된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프로젝트의 성공 비화(秘話)를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극비작전,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하라 !
"하푼 그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하라 !"
현대 미사일 기술의 결정체인 크루즈 미사일을 독자 개발한 국가는 10여 개국. 그러나 사거리 150㎞ 이상의 장거리 대함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영국·러시아·중국·독일·일본 등 6개국에 불과하다. 1974년 '백곰' 지대지 유도탄 개발을 신호탄으로 우리나라 무기체계 개발의 역사는 시작됐다. 78년 세계에서 7번째로 지대지 유도탄 '백곰' 시험발사에 성공, 82년엔 '해룡' 단거리 함대함 유도탄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업체의 횡포로 개발에 성공하고도 실전배치를 하지 못한 채 전력화에 실패했다. 그 후 90년대 초반, 우리 해군에서 하푼급 함대함 유도 미사일의 국산화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제, 하푼보다 더 우수한 대함 유도미사일를 자력화 하기 위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의 고민과 도전이 시작됐다.
▶크루즈 미사일 핵심 기술 자력화에 도전하다 !
1996년 5월,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은 비장한 각오로 새로운 무기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때 개발목표는 미국이 개발하여 운용중인 하푼(Harpoon)보다 동등 이상의 성능을 갖춰야 한다는 것! 이미 '백곰'과 '해룡' 등 국내 미사일 자력화를 시도한 바 있는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은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프로젝트팀'을 구성, 3년여에 걸친 가능성 타진 기간을 거친 후 98년 말 미사일 실제작에 들어갔다.
이들의 극비작전은 엔진 추력 증강을 위한 설계 변경을 시작으로 소형화, 경량화 작업 및 탐색기 개발 등 유도무기 성능 향상을 위한 중요한 사항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중 탐색기는 유도탄 단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기술 중의 핵심기술. 선진국에서도 기술 이전을 꺼리는 소형 정밀 레이더로써 유도 미사일의 눈이라 할 수 있는 탐색기는 최첨단 기술이 소요되는 전자장비다. 이 탐색기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개발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지는 셈이었다.
▶14번의 시험발사, 거듭되는 시행착오 끝에 얻은 값진 성공 !
2001년 5월, 세 번째 비행시험 도중 62초 경과 지점에서 갑자기 순항하던 미사일이 계기판에서 사라졌다. 추락한 것이다. 그 후 연구원들은 실패 원인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실험에 매달렸고 3개월 간의 사투 끝에 구동장치에서 그 문제점을 찾아냈다.
최첨단 무기의 핵심 기술을 짧은 기간 내에 자력화 하겠다는 의지 자체가 무모한 도전으로 여겨지던 시절,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은 불굴의 투지와 도전정신으로 맞섰고. 결국, 미사일 개발의 불모지였던 우리 나라에서 우리의 기술력으로 유도 미사일의 비행시험을 가능케 했다. 극비리에 진행된 총 14차례의 비행시험!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의 성능은 완벽하게 확인됐다. 독자적으로 개발된 탐색기는 세계 최첨단 성능과 독자적인 전자전 방어대책을 보유했고,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였다. 미사일을 추진하는 터보제트 엔진 또한 국내 독자적으로 개발 적용함으로써 국내 항공우주기술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함대함 유도 미사일은 함상에 설치되는 관계로 외부 충격에 의해 우발적인 사고가 일어날 경우 모함에 엄청난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탄두와 로켓추진기관은 둔감화 기술을 적용해 유도탄의 안전도와 신뢰성을 높였다. 이와 같이 탐색기로부터 추진기관까지 모든 주요 구성품들을 국내 독자 개발해 기술을 축적함으로써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의 유지, 관리, 보수 등 종합군수지원에 대한 다양한 군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우리 기술력의 자력화 성공, 전투탄 시험발사 "명중" !
2003년 8월 21일, 드디어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그동안 수 차례의 비행 시험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모의 표적인 아닌 실제 군함을 표적으로 하는 시험이 실시됐다. 발사 카운트가 시작되고. 발사 카운트 0초를 외치는 소리와 동시에 빨간 불꽃을 뒤로한 하얀 연기가 솟아 올랐다. 해상 표적은 넓은 바다에서 보면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 그 점을 정확히 탐지해내고 추적해 관통해야 한다. 잠시 후, 명중을 알리는 폭발음이 들려왔다. 대성공이었다.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지 만 7년, 드디어 해외에서 수입한 타 대함 유도 미사일보다 성능이 우수한 한국형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국가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개발에만 전념해온 국방과학연구소의 연구원들.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빚어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자주국방의 초석을 마련하다 !
2004년 4월, 말레이시아에서 펼쳐진 해외무기체계 전시회에 당당히 우리의 이름으로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이 소개됐다. 이제 국내 개발로 신속하고 저렴한 군수지원 가능해졌고 선진국과의 국제 무기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해졌다.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이제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은 구축함과 차기 호위함 등에 실전배치 돼 자주국방의 초석으로 자리매김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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