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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있는여행] 섬진강, 추억 그리고 길
▶ ‘초여름’을 걷다. 섬진강 길
호곡나루터에서 두계마을을 지나 증기기관차가 다니는 가정역까지, 멀지 않은 길 7.7km는 섬진강을 따라 나 있는 걸어서 갈 수 밖에 없는 길. 푸른 보리밭과 모내기한 들판, 그 옆을 따라 난 진분홍색 자운영, 녹음이 짙어져가기 시작한 초목들, 바람이 불면 같이 일렁이는 두계마을의 푸른 대숲, 그 사이로 흐르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섬진강..
이곳을 걷는 것은 푸른 늦봄을 걷는 것이다.
▶ ‘나른한 초록’속을 걷다. 섬진강과 태안사
곡성은 강을 따라 걸으며 마음 풀어 놓기에 제격이다. 내친김에 압록으로 향한다. 압록은 섬진강과 보성강이 몸을 섞어 남해바다로 향하는 곳이다. 곡성의 산길을 따라 가다 보면 녹음이 짙어가는 ‘태안사’를 만날 수 있다. 여름의 초입에 선 태안사 앞, 저만치 보이는 초목에선 봄의 절정을 엿볼 수 있다. 이파리 한 줌 따서 짜면 연두색 물이 빠질것만 같다. 황량했던 들판이, 앙상했던 나뭇가지가 계절을 이끌어가는 풍경이다.
▶ ‘느림’속을 걷다. 호곡나루터와 증기기관차
섬진강을 따라 걷는 길에는 자동차가 지나다닐 수 없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느리다. 이곳에서 섬진강을 건너는 방법은 나룻배 하나. 그 줄을 당겨야 배가 움직인다. 이른바 줄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강을 건너 줄 사공도 없이 여행자의 힘으로 줄을 당겨 한 치 한 치 강물을 접으며 건넌다. 이곳은 또 가정역에서 옛 곡성역까지 유일하게 남은 증기기관차가 다니는 곳. 이 기차는 섬진강을 따라 시속 10km에서 20km 사이로 운행하며 섬진강의 정취를 그대로 창가에 담아낸다.
▶ ‘시간’을 걷다. 두계마을
총 27가구 57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두계마을, 이곳엔 그 흔한 가게 하나 없다. 길은 돌비탈길, 집도 예전 모습 그대로다. ‘개발’과 ‘도시화’가 지나가지 않은 옛 시골동네 모습 그대로의 마을. 이곳에서는 시간이 멈추어있다. 이 마을은 외갓집 체험마을로 더 알려져 있다. 삶에 힘들 때마다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외갓집.
그 외갓집처럼 두계마을은 한 없이 조용하고 그윽하다.
#섬진강 #호곡나루터 #곡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