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테우 해변은 방금 온 이들과 곧 떠날 이들이 들르는 해변이래.” 때는 울음을 터뜨릴 것같이 흐린 어느 봄날이었다. 제주를 떠나는 나에게 비밀이라도 말해 주듯 연희가 속닥거렸다. “왜?” “공항이랑 가장 가까운 해변이거든. 아마 이호테우는 슬플 거야. 방금 온 것들과 이제 갈 것들을 자주 맞이하잖아. 네가 떠나도 계속 누군갈 맞이하고 보내겠지. 서울에 가도 나 잊지 말고 살아. 나도 이호테우처럼 무수한 방문과 떠나보냄 속에서 널 잊지 않고 살게.” “연희야, 유독 파도 소리가 우는 거 같아.” 그날의 나는 말을 돌렸다. 하늘보다 흐린 바다가 있었고, 텁텁한 대화가 오간 날이었다. 모래사장에 적힌 그와 나의 이름처럼 곧 지워질 기억이라 생각했는데. 흐린 봄날만 되면 고질병이라도 앓듯 난 그 대화를 앓는다. 아니, 안는다. -------------------------------- 제목과 본문은 저서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에서 발췌했습니다. 작가의 인스타그램에 오시면 더 많은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 00:00 알레프 - 내 사랑은 저 아래에 03:19 알레프 - 난 너만 사랑해서 06:52 알레프 - no one told me why 10:35 알레프 - fall in love agin 14:14 알레프 - 난 잠시 즐거워서 조금 슬플 거예요 18:28 알레프 - 첫사랑은 기준이 되는 걸 너는 알까 22:04 알레프 - 네가 사랑한 것들을 기억할게 26:16 알레프 - 바람들 30:01 알레프 - 이건 사랑과 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