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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그리운 것들은 시가 되고 바람이 되고...
‘시 한 편이면 상처도 꽃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꽃 위에 향기와 노래를 얹습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잠시 마음을 내려 놓으시고
시와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귀한 걸음 해 주신 모든 님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길요^^~
봉경미 손모음^^♡
영상문의
이메일-bong7073@hanmail.net
~~~~~~~~~
낭송,영상:봉경미
음악:손방원팬플룻
제목:천년학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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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영 시조모음
시집 :꽃이 아니야 (중)11편
차례
1.기다리려오
2.마음 가운데
3.꽃이 아니야
4.선운사 동백꽃
5.사군자
6.진달래구나
7.내 가을날
8.죽곡산방
9.거문고 산조
10.서실칠우
11.황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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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영시인 약력
박순영(朴淳英) 호 召玹, 庭蘭.
*시조시인
*전직 교사
시조생활(2001)등단
공무원문예대전 수상(2007)
시천시조문학상 수상(2014)
한국시조협회 문학상수상(2018)
현장교육연구논문 입상(2003)
교육자료전 수상(1976), 교원실기대회 수상(조각부문 1977),
교육부장관상수상(2002), 교육공로표창장(2006) 외 다수 수상
녹조근정훈장(2010) 포상
저 서 :‘꽃이 아니야’ (2014)
동인지 :‘내 마음 빈 자리에‘외 다수
활 동 : 세계전통시인협회한국본부 회원
한국시조협회 회원
국제펜문학한국본부 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서초문인협회 회원
전시회 :무등그래픽서화오늘전(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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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다리려오
온다고 하였으니 오는 만큼 오겠거니
오는 길 가는 길 접어보고 펴도 보고
한 길도 안 되는 마음 천 길보다 멀어라
잊혀졌나 생각느니 잊자고 마음먹고
마음 문 걸다 말고 하루 세고 또 세고
마음은 섬과 섬 사이 보이는 듯 마는 듯
2. 마음 가운데
그립다 내디딘 발 어느새 두 발이고
아니다 돌아서도 언제나 그 자리
마음만 가고 왔는데 발이 먼저 시리다
3. 꽃이 아니야 -장미
싱그러운 그 신록 모두를 마셔야만
보드라운 입술을 여는 너의 갈증은
줄기의 어디쯤에서 타는 목을 가누려
누구의 화폭마다 긴 짐승의 짝이 되어
갈라진 혓바닥이 네 젊음을 핥고 가면
상처에 아픔을 묻고 죽을 만큼 타는 너
죽어야만 보이는 사자死者의 손짓 너머
사랑과 이별을 끝도 없이 훔쳐내 온
더 이상 꽃이 아니야 핏덩이 진 가슴이야
4. 선운사 동백꽃
그대 가는 날 내 어이 섧다 하리
저리도록 붉으니 뉘 진다 하리오
진녹津綠의 속살에 안겨 또 옹이 질 불덩이들
그리움 포개지다 하얗게 타는 입술
수줍던 그 미소 여적지도 수줍어라
간밤에 독경 소리가 사리 되어 진다 하네
5. 사군자四君子
매梅
훈풍이 스치어도 웃는 일 한 번 없고
눈雪속에 서 있어도 향기를 팔지 않고
선비의 붓끝에 숨어 필 듯 말 듯 하여라
란蘭
봉안鳳眼을 그리려다 파르르 꺾인 한 잎
언 발을 내려딛고 초연한 척 능청대도
그놈의 그윽함이란 없는 듯 출렁인다
국菊
속내를 감춰내려 노랗게 물든 꽃잎
천둥도 먹구름도 그리 울어 하였느니
서릿발 삭히는 날엔 누가 있어 또 울까
죽竹
비웠다 탓을 한들 속까지 비웠겠나
심중을 꺾지 못해 비워두고 보는 게지
백설이 다시 품을 제 마디마디 차는 것을
6.진달래구나
얌전할 땐 언제고 봄만 되면 불질이다
가신님 눈에 밟혀 옷도 제때 못 걸치고
순이네 뒷산에 가서 목숨 걸고 타더니
너마저 서울이 좋아 한달음에 왔구나
몹쓸 것 본 데 없이 아무데나 팔 벌리고
넋 놓고 해님만 쫓다 헐떡이며 갈 것을
아무렴 이 봄날을 지키는 이 또 있을까
반갑고도 낯설다가 아련한 고향생각
잊었던 마디마디가 꽃잎으로 지누나.
7. 내 가을날
노을까지 태우고 바람이 된 그리움
떨어진 한 잎마저 불덩이로 솟구치면
먼저 간 시간들조차 돌아오려 합니다
순간의 떨림들이 전율처럼 밀려들어
아름다운 침묵으로 내려앉은 시간은
기억 속 눈감지 못하는 가을비가 됩니다
품 안에 숨겨놓은 피리 소리 들릴까
마지막 그림이 된 그 미소가 아쉬워
지그시 입술 깨물고 혼자 웃어봅니다
8. 죽곡산방竹谷山房
-죽곡竹谷박인혁 선생
노옹老翁의 소맷자락 주야로 먹물 들어
선인의 곧은 절개농묵濃墨으로 되새기니
한구석 누운 붓들도 머리 감고 지켜보네
묵향이 훈훈하니 난향은 촉촉하고
바깥 풍설 문을 닫고 머무는 오직 한길
서첩書帖에 남은 물기로 매화에 물 올린다
9.거문고* 산조散調
풍상風霜에 이울다 통 울음을 울던 가지
여명黎明을 띄워놓고
한 소리를 실어내니
여섯 길 비단 자락에 천지天地가 묶였구나
천음賤音이 내민 손을
백악지장百樂之丈이 마다할까
지그시 눈을 감고 한 줄을 내리치니
물 차던 기러기발은 허공을 차는구나
술대 끝에 훠이훠이 검은 날개 접어놓고
자는 듯 숨을 고르다
학 울음을 타던 금琴아
이제금 다듬이소리로 귀를 돋아 하나니
* 고구려 양원왕 때 국상(국무총리) 왕산악이 중국 진나라에서 들여온 칠현금을 모양은 두고 제도를 고쳐 만들었다고 한다. 이때 100여 곡을 지어 연주하였더니 검은 학이 날아들어 춤을 추었기에 현학금玄鶴琴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후에 현금玄琴이라고도 하였다.
10. 서실칠우書室七友
붓筆
먹물 짐을 무겁게 진 서생원의 긴 수염
한 가닥도 흩어질까 중봉에 힘을 싣고
지나온 하얀 얘기를 까맣게 풀고 있다
먹墨
깊은 물 낮은 골에 반듯한 길을 내어
온종일 가고 오다 쉬어도 보다가
한목숨 다 저물도록 가던 길을 가고 있다
벼루硯
평생토록 젖는 몸 지켜줄 짝을 만나
도란도란 오가며 한 살림을 늘려가며
몸 닳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을 지켜보고 있어라
서진書鎭
사분대는 실바람이 짓궂게도 파고들면
한달음에 달려가 밀어내고 온다더니
묵향에 길게 누워서 그만 잠을 청한다
연적硯滴
사알짝 벙글다가 연잎 들춰 세우고
한 방울은 이슬 자리 숨을 쉬는 또 한 자리
고운 님 눈물만큼을 품었다가 비웠다가
화선지畵宣紙
백설도 시샘하던 정갈한 몸 상백지桑白紙*
평생의 동반자 호연지기 필을 만나
흑백의 정절을 본다 억겁의 연이더라
낙관落款**
여백에는 사계절 열두 대문 열어두고
어디쯤 두인頭印일까 첫머리를 찾는데
명名과 호號음양의 조화 반듯하게 앉아 있네
11.운명 앞에 맞서다
-황진이 1
흑단黑丹에 농담濃淡풀어 학의 깃에 싣고서
난초의 향을 덜어 옷고름을 묶던 손
땅끝을 기울이다가 천지간에 홀로 섰네
세상의 절벽 앞에 세운 무릎 안고서
고鼓를 타는 절창絶唱은 탯줄 삭힌 속울음
불같은 마음을 쓸어 물과 같이 살고 지고
큰머리 올린 치마 꿈으로 내려 울다
꽃 같은 네 입술은 상강을 물었구나
먼 길에 등잔불 지면 흐르는 피 강이어라
11.황진이
연인을 찾아
-황진이 2
청초나 우거진 골 잔을 붓던 그 사람
어긋난 잔을 채워 만나는 보았는가
홀로이 청하기 전에 권해도 봄직하이
먼저 간 북망산에 상사화로 피려나
상여조차 목이 멘 호방산*의 속적삼
이승에 못다 한 정은 삼세 연에 묶게나
불신심佛身心에 스친 인연 업보의 순례인가
선사의 목탁 소리 돌려나 주었는지
바랑에 달빛차거든 백팔 배나 올리게나
녹수에 권하던 잔 어디에 두었는가
술잔이 넘치도록 띄워내던 한 음률
명월도 그믐이 되니 산 넘이를 했네그려
외로움
-황진이 3
열두 폭을 여며봐도 빈 잔의 운명이다
달과 별을 불러내 하늘 위를 걸을까
마음은 바람이 되어 꽃보라로 지는데
다시 오기 어렵다는 그 말조차 그리워
서러움 삼켜 웃는 속절없는 사람아
가는 길 접고 접어도 외로움만 천리라
기나긴 밤이어든 꿈길조차 더디고
먼 산의 그림자만 창살에 비껴들 제
귀밑을 바래는 백발 먼저 간다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