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감정과 상황들에 자꾸 시비 분별을 하게 되니 자책도 하게 되고 원망하는 마음도 일어납니다.

방문자: 위빠사나를 하면서도 일어나는 감정과 상황들에 자꾸 시비 분별을 하게 되니 자책도 하게 되고 원망하는 마음도 일어납니다.
해공: 쓸데없는 생각이나 안 좋은 생각이 일어났을 때 화들짝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도 연기 법칙에 의해 그냥 일어난 것입니다.
생각은 저절로 일어납니다. 생각이 떠오르면 생각이 일어난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생각,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알아차리는 명칭을 부여합니다.
처음엔 생각이 뜨면 알아차리지 못하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기에 끌려가 버리고 맙니다.
위빠사나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나라는 게 본래 없음을 깨닫는 것인데 거기까지 가려면 한 발씩, 한 발씩 갈 수밖에 없습니다.
위빠사나를 오래 하다 보면 굳이 ‘생각, 생각, 통증, 통증, 소리, 소리’하고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생각에 끌려다니는 것을 줄여 줍니다.
그런데 ‘내가 이런 생각을 일으켰다, 나한테서 이런 생각이 일어났다’고 착각을 하니 화들짝 놀라고, 대체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부정하고 후회하게 되는 겁니다.
착각 하나에 의해서 연달아 이런 생각들이 막 일어나게 됩니다.
어떤 생각이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생각이 일어났다는 걸 명확하게 알아차리고 바라보면 그 생각은 사라집니다.
그런 다음 의식이 다시 호흡으로 돌아와 일어남과 사라짐을 보는 겁니다.
생각이 일어나면 또 알아차리고, 통증이 일어나면 ‘통증, 통증’하고 알아차리고, 소리가 들리면 ‘소리, 소리’하고 알아차립니다.
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느낌, 바깥에서 일어나는 현상들, 그 모든 것들에 이것은 좋다 저것은 나쁘다, 이렇다 저렇다 하지 말고 일어난 현상을 그냥 현상으로 보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살면서 모든 것에 대해 습관적으로 평가와 판단이 끊임없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안팎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찰나에 생했다가 찰나에 멸해 버리는 현상으로 그냥 알아차리는 것조차도 힘들단 말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설령 누구를 죽이고 싶은 생각이 일어났어도 그건 그냥 생각인 겁니다.
연기 법칙에 의해서 그냥 일어난 현상뿐인 생각에, 나라는 착각이 결부됨으로써 후회하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들이 일어나는 겁니다. 안에서 온갖 생각과 감정들이 들끓으면 오늘 명상은 틀렸다고, 아직까지 쓸데없는 망상과 집착도 못 끊었다고 자책하면서 자기 자신을 평가하고 있는 겁니다.
명상을 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명상 자체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겁니다.
잘 되면 잘 되는 것에 빠져서 명상을 할 때마다 그 상태가 되려고 합니다.
명상이 잘 되고 안 되는 것에 의해서 왔다 갔다 하지 말고, 그런 것조차도 연기 법칙에 의해서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봐야 합니다.
그것은 그때 그 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진리의 모습인 것입니다. 명상이 잘되고 안 되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잘 되어서 기분 좋은 그 느낌도 바로 봐야 하고, 그렇지 않을 때 일어나는 감정도 봐야 합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나면 그 현상을 끝까지 다 봐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에 지혜가 생깁니다. 이것이 위빠사나의 참뜻입니다.
자기가 한 일도 시비하지 말고 남이 한 일도 시비하지 마세요. 시비하지 않다 보면 저절로 됩니다.
시비하고 있는 나까지도 시비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게 저절로 굴러갑니다.
위빠사나의 생명은 안팎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것도 내가 했다는 착각 없이 바라보는 것이에요.
이것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념처인 행위(身), 감각(受), 생각과 감정(心), 세상에서 펼쳐지는 사건과 자연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모든 현상(法)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라는 말입니다.
그 말인즉, 그것에 집착하지도 말고, 놓치지도 말고, 영향받지도 말고, 시비 분별 없이 그냥 보고 알아차리기만 하라는 것입니다.
해공명상센터: 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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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이-h9x]

배경이 사진인줄...ㅎㅎ감사합니다~

[@이해군-c6b]

나는 주인인가? 나는 꼭두각시인가? 나는 내가 누군지 무엇인지 모른다. 나는 여기에도 나를 만든다. 나는 저기에도 나를 만든다. 나는 생각나는 족족 나를 만든다. 나는 사방팔방 나를 만든다. 나는 우우죽순 만든 나를 언제 어디서나 만난다. 나는 나를 더이상 다 기억하지 못한다. 너무 많이 만들었다. 처음 나를 만든 나를 찾을 수 없다. 그렇게 난 손오공이 되고 도깨비가 되었다. 한 손엔 여의봉을 또 한손엔 방망이를 들고 어딘가 있을 나를 찾아 고향을 뒤로 하고 기약없는 모험을 떠난다... 길 떠나는 나그네여~ 부디 행운이 함께하길...

[@김경한-v9z]

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