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전편완독(1시간 42분)ㅣ소크라테스의 죽음에 관한 진실|소크라테스는 왜 죽음을 받아들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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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들려주는 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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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үн бұрын

제자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는 동시에 당시의 사회적, 윤리적 문제에 관한 토론에 가깝다.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사람들.
사형이 선고돼도 두려움 없이 자기의 소신을 말하는 소크라테스
"벌써 떠날 시간이 되었군요. 나는 죽으러, 여러분은 살러 갈 시간이. 우리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일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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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5 본문
■ 책과 작가이야기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여기저기서 참 많이 들어봤는데 실제로 읽은 사람은 적은 그런 책일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비롯해 오이디푸스 왕, 군주론, 자유론, 국가론... 이런 책들은 읽으면 좋을 것 같지만 평생 읽을 것 같지 않은 책일 확률이 높은데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유시민 님의 여동생인 유시주 선생님과 고전 독서 모임을 일년 가까이 했는데요. 예전에 유시주 선생님의 ‘거꾸로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재밌게 읽은 적이 있었는데 유시주 선생님의 고전 강독 덕분에 고전들을 쉽게 접하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죠.
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굉장히 짧아요. 근데 본문보다 작품 안내나 해석, 주석이 훨씬 깁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적은데 이 책에 관한 책들은 또 상당히 많아요. 이 책에 관한 제 이야기도 좀 길어질 것 같아요.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는 동시에 당시의 사회적, 윤리적 문제에 관한 토론에 가까워요. 변명이냐, 변론이냐에 대한 토론도 만만찮죠.
소크라테스의 변명, 프로타고라스. 파이돈, 향연은 플라톤의 4복음서라 불리는데요. 저는 참 신기한 게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이 어떻게 이 글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에요. 당시에는 녹음도 할 수 없었잖아요. 저는 읽기도 참 힘들었거든요. 듣기도 조금은 힘드실 수 있어요. 일단 문장이 너무나 길고, 이렇게 하면 된다, 라고 표현하면 될 것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라는 식으로 표현하거든요. 당시 궤변론자라고 하는 소피스트들의 대화 방식이죠.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무지를 깨우치는 일이 신의 뜻에 따르는 것이라 생각해 엄격한 대화를 통해서 사람들을 설득해나가려고 했는데 이것이 사람들의 앙심을 사게 됐죠. 소크라테스는 知를 사랑하고 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가장 큰 열쇠라고 했습니다
사형이 선고돼도 시종일관 두려움 없이 자기의 소신을 말합니다 "벌써 떠날 시간이 되었군요. 나는 죽으러, 여러분은 살러 갈 시간이. 우리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일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것이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인데 무척 인상적입니다.
책의 이해를 위해 소크라테스에 대해 조금만 더 이야기해 볼게요.
1. 소크라테스는 못 생겼습니다.
그는 코가 뭉툭했고 대머리에 머리는 크고 배불뚝이였습니다. 반면에 소크라테스 사형 선고에 중요 역할을 했던, 예전엔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알키비아데스는 아테네 최고의 엄친아였죠. 페리클레스가 후견인이었고 지적 능력 뿐 아니라 언변, 외모, 스포츠 등 뛰어나지 않은 분야가 없었습니다.
2. 소크라테스는 인기가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일상의 철학자로 불리는 알랭 드 보통의 저서 ‘삶의 철학 산책’에 소크라테스의 '인기 없음에 대한 위안' 이라는 소제목이 있을까요. 돌직구 날리는 소크라테스를 다수의 사람들은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당시 인기 있던 연극 ‘구름’에서 소크라테스를 더할 수 없이 우스꽝스럽게 만들었죠. 풍자 시인 에우폴리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ㅡ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수다쟁이 소크라테스를 혐오한다네.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사색하지만, 다음 끼니를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도 모를 지경이지.
3. 소크라테스는 극단적 궤변론자, 소피스트였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상식적인 믿음을 고수하는 사람들에게 불쑥 당혹스러운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에돌아가며 치는 묘한 화법은 듣는 이가 손들 수밖에 없게 합니다. 그는 반문의 귀재였습니다.
4. 소크라테스는'소크라테스 문제'라는 관용구를 남겼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그는 저서를 남기지 않았고 그에 대한 자료는 모두 다른 사람이 쓴 것입니다. 그래서 알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소크라테스 문제'라 일컫습니다.
5. 소크라테스는 자존심이 강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으면 그가 얼마나 가난했고 개성이 강했으며 자존심이 센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제자들의 그 많은 걱정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선고 받고 구명을 하지도, 변명을 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철학을 계속 이야기할 뿐이다.
6. 소크라테스는 반민주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아테네 민주정치는 추첨이라든지, 부정부패의 원천봉쇄하든지 놀라운 정치 제도였지만 그 안의 허점을 소크라테스는 보았고 이에 반대했죠. 존 스튜어트 밀은 ‘말할 자유와 합리적 비판과 반대를 수호한 정치적 순교자’라고 그를 일컬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순기능이 완벽하다면 왜 아테네인들은 그를 죽였을까요
7.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사람을 꼼짝달싹 못하게 합니다.
특히 그와 대화할 때 소크라테스가 되받아치는 질문은 ‘노랑가오리에 쏘인 것처럼 사람을 얼얼하게 만든다’고 라케스는 말했다. 그 누구도 그와의 논쟁을 이길 수 없었죠. 그는 집요하고 철저하게 자신의 의견을 설득해나갑니다.
8. 소크라테스는 '영혼을 돌보는 일'을 가장 중시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는 ‘검토’라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검토라는 단어가 좀 낯설게 사용되는 느낌인데요, 저는 ‘성찰’이라는 단어로 바꿔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일년 내내 한 가지 옷을 입고 다녔지만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검토하는 일을 쉬지 않았습니다.
9. 소크라테스는 지독한 공처가였습니다.
그러네요.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들도 공처가죠. 마누라가 제일 무섭다고들 합니다.
10. 소크라테스는 맨발의 철학자였습니다.
신발을 신지 않았던 소크라테스는 가난의 절친이었죠.
소크라테스가 가난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교가 없었던 당시 상류층 자제들은 개인 교습을 받았습니다. 소피스트들이 그 역할을 담당했고 소피스트들이 극단으로 가기 전 그 논리들이 매우 정연했습니다. 아테네 시대의 수사학에 기록 세련된 논변들은 오늘날에도 통용됩니다. 그 시대에는 언변이 매우 중요했고 특히 정치인에게는 필수적인 능력이었죠. 상류층 과외를 하며 고액의 수업료를 받던 소피스트에 비해 소크라테스는 전혀 돈을 받지 않았던 겁니다.
그리고 '악법도 법이다' 라는 말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이 말은 탈옥을 권유한 크리톤(파이돈, 향연)에 의해 기록 된 내용이 후대에 단순화되어 형성된 말입니다. 아테네의 법을 의인화해서 대화한 내용 속에서 그 말을 했다고 할 수도 있고, 안했다고도 할 수도 있는 애매함이 있죠. 이 논거는 법 집행자들이 즐겨 인용해왔는데요. 따라서 기득권자들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소크라테스가 죽을 무렵에 아테네는 펠레폰네소스 전쟁에서 패했고 민심은 흉흉했으며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한 시기였던 것입니다.
*절판된 책으로 재구성된 2차 저작물입니다.
* 모든 영상에는 중간 광고가 없습니다. 편안한 책듣기가 되시길.
#중고등필독서 #독서활동

Пікірлер: 62
@sukjooyoun7830
@sukjooyoun7830 3 жыл бұрын
소크라테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대화편이 많은데, 은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인생이 그의 변론속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전을 읽는데 있어서 누구의 번역본을 읽는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엉터리 번역이 많이 때문입니다. 플라톤의 책은 박종현이나 천병희의 번역은 안심하고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천병희 선생은 아름다운 우리말로 깔끔하게 번역하였고, 박종현 교수는 헷갈리는 말에 대해 그리스 원어를 가지고 설명해주어서 좀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bookwindow
@bookwindow 3 жыл бұрын
책을 낭독하면서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번역가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어 번역 이전에 모국어로 글 쓰는 능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낭독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는데요. 그 원인 중 하나가 번역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amygdala08
@amygdala08 3 жыл бұрын
추천 감사합니다. 갖고 있는게 있지만, 다시 한 권 더 사려던 참이었습니다.
@user-ck6ro2qc5g
@user-ck6ro2qc5g 2 жыл бұрын
@@bookwindow 번역은 제2의 창작 이라네요 멘부커상을 탄 한강의 채식주의자 영문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의 상금도 한강과 같았다고 들었네요. 그만큼 번역의 중요성을 말하는것이겠죠. 좋은 낭독,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bookwindow
@bookwindow 2 жыл бұрын
@@user-ck6ro2qc5g 네에~ 정말 공감합니다. 번역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다른데 낭독자의 입장에선 더욱 아주 예민하게 느껴지지요.
@user-cz4hr9de4q
@user-cz4hr9de4q Жыл бұрын
Q
@user-mo8yz2rg1u
@user-mo8yz2rg1u 21 күн бұрын
많은 책을 읽었으면서도 이런 명문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도 해본적이 없어요.신 만큼의 지혜로움에는 많이 부족하지만,인간들 가운데 최고의 지혜는 맞습니다.격.논리.서정.꿰뚫는 지혜.모두 최고의 정신입니다.정독해 보겠어요.넘 고맙습니다.꾸벅.😅😅😅
@user-fv8iv5zh3e
@user-fv8iv5zh3e Ай бұрын
명언 좋은 글 내용 감사하게 잘 들었습니다 글 추천 읽어 주신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bookwindow
@bookwindow Ай бұрын
잘 들으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창가에서 좋은 독서 여정 되시길요
@momomomo-vp4hu
@momomomo-vp4hu Жыл бұрын
목소리가 참 신기하리 만큼 좋습니다. 읽기 싫고 재미없는 책도 선생님이 읽어주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
@user-fv8iv5zh3e
@user-fv8iv5zh3e Ай бұрын
햐~탄복 탄복했다 마지막 말씀 명언!!! 역시 소크라테스 위인!!!
@user-bf3ds2yb1c
@user-bf3ds2yb1c 3 ай бұрын
선생님, 감사합니다. 끝까지 들어야함니다. 정말 기 내요.
@user-lt4qq6zu8k
@user-lt4qq6zu8k 3 жыл бұрын
제인에어, 너무좋아 다시 들어왔습니다. 향연에 이어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 고전을 다시 접하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bookwindow
@bookwindow 3 жыл бұрын
반갑고 감사드립니다. 많은분들이 제인에어를 재독하시더군요. 저도 가끔 다시 듣습니다~~^^
@kalbee2186
@kalbee2186 2 ай бұрын
너무너무 잘 듣고 갑니다.
@user-eg8ld2lw3r
@user-eg8ld2lw3r 20 күн бұрын
감사합니다 잘들었습니다
@momomomo-vp4hu
@momomomo-vp4hu Жыл бұрын
어렸을적 읽었던 책을 다시 또 접했는데 새롭고 더 많은 공감과 감동이 와닿는다. 아뭏튼 명저는 참으로 좋은 선생이고 친구이다.
@user-ef3vz7kl7o
@user-ef3vz7kl7o 9 ай бұрын
강의 잘들어요. 책으로본지. 40십년전.나이먹어눈. 나쁜데 강의들어서. 감사합니다
@bookwindow
@bookwindow 9 ай бұрын
오래 전 읽은 책들을 다시 접하는 일은 남다른 감회와 함께 전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듯합니다. 오디오북으로 편안하게 청독하시길~
@user-lt4qq6zu8k
@user-lt4qq6zu8k 3 жыл бұрын
잘들었습니다.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것이 배움의 시작인 것을...
@bookwindow
@bookwindow 3 жыл бұрын
죽음으로 삶으로 떠나는 두 길 중 어느 쪽이 더 좋을지는 신만이 안다는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말도 인상적이더군요~^^
@dwbhy11
@dwbhy11 2 жыл бұрын
잘들었습니다
@기마루
@기마루 7 ай бұрын
소크라테스 멋있다.. 거의 모든 이에게 미움 받았지만 철학을 좋아하고 좋아함을 알았고 본인의 줏대를 꿋꿋하게 드러냈고 그렇게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는 점이 멋있네요..
@bookwindow
@bookwindow 7 ай бұрын
어느 날 소크라테스는 거리에 서서 사색에 잠긴 채 하루 종일 서 있기도 하죠. 에서 그의 다양한 모습이 묘사되어 있답니다^^
@user-pn4ec6om1p
@user-pn4ec6om1p 9 ай бұрын
형편없어보이는 사람들이 오히려 현명하게 보였던 소크라테스~ 역시 테스형 멋지다. ♡♡♡
@bookwindow
@bookwindow 9 ай бұрын
소크라테스의 멋짐은 창가에서 낭독한 여러 책에서 증명되고 있어요. 향연에서 특히 구체적인 그의 언행이 나타나있죠. 신기했습니다. 하루종일 그 자리에 서서 명상하듯 사색에 몰두하는 모습이요. 인간의 역사라는 책에서도 그의 행보가 잘 나타나있죠
@user-dc9oz1fc8b
@user-dc9oz1fc8b 9 ай бұрын
감사해요
@mirashin8400
@mirashin8400 3 ай бұрын
Thank you ❤😊
@user-fv8iv5zh3e
@user-fv8iv5zh3e Ай бұрын
소크라테스 마지막 명언 "나는 죽으러간다" 상대는 살아라 명 명대사 홀딱 반하다
@user-cx4uj2fd3d
@user-cx4uj2fd3d 3 жыл бұрын
어떻게 이런 기록들이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 -- 그 시대에는 문자가 보편적인 지식 전달의 수단이 아니었던 것이죠. 그 당시 사람들은 구전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능숙했습니다. 그 당시에 소크라테스가 자필로 기록을 남기지 않은 이유가 문자의 기능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기록을 읽은 적이 있는데 자기 머리속에서 자기가 이해해서 기억하는 내용이 아닌 문자로 적어서 지식이 전달되는 것은 진정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것 같군요. 즉 구전으로 무엇을 전달할때는 그것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해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이해가 없다면 그래도 수 많은 반복숙달이 요구되는 것이죠. 그런데 문자를 읽어서 정보를 전달할 경우 그 내용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하면 전달자는 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종종 나타나고 이것은 그 자체로 정보의 왜곡을 가져온다고 소크라테스는 생각했던 것이라고 봅니다. 구전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은 문자를 사용하는 것보다 엉청나게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하죠. 일단 상대의 말을 정확하게 듣고 이해하는 기술이 필요하고 그것을 반복해서 해석하고 소화하는 과정도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현대의 비슷한 상황을 한번 살펴보자면 바둑기사들이 수많은 기보를 기억하고 그것들을 완벽하게 복기해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바둑을 수없이 두면서 하나의 흐름과 규칙을 내면화하고 그 규칙을 통해서 수많은 정보들을 기억하고 다시 복기해내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정보를 구두로 전달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대화 속에 있는 논리를 일정한 체계로 정립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대가 전달하는 내용을 분석하고 해석하여 재배열하는 능력이 없으면 수많은 정보를 구두로 전달한다는 상황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죠. 문자는 확실하게 더 많은 정보에 접근을 인간에게 허용했지만, 그 만큼 깊은 사고를 하는 능력은 거두어 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정보의 바다에 접근하는 길이 열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디지털 치매에 시달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이죠. 인간은 수 많은 것을 이미지화 하고 패턴화하여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세계 기억력 챔피언쉽 같은 것을 보면 인간의 기억력이 얼마나 넓게 확장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주죠. 하지만 기억력의 확장이 무조건 더 넓고 깊은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머리에 넣는 정보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게 되게 때문에 기억은 잘 해도 그 속에서 창조성이 크게 발휘되지는 않는 역효과도 또한 같이 일어나는 것이죠. 어떤 분야를 깊이 아는 만큼 그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는 바보가 되는 상황, 넓게 많이는 아는데 깊이가 없는 지식이 이런 맥락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죠. 우리는 제한된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이고, 시간을 하나에 투자하면 나머지 부분에서는 퇴화가 동시에 발현되면서 일정한 패턴 안에서 에너지 소비가 일어나는 동물이죠.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를 많이 알게 되면 될 수록 최종적으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바보일 뿐이라는 것, 즉 우리가 아무리해도 진리의 파편만을 맛 볼 뿐이므로 진리에 접근할 때는 자신의 본질적인 무지를 깨닫고 겸손하고 열린마음으로 상대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겠죠.
@bookwindow
@bookwindow 3 жыл бұрын
와우~ 이렇게 체계적이고 논리적이고 성실한 댓글을 읽게 되다니요. 정말 감사합니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게되니 '어떻게 기록할 수 있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됐나봐요. 디지털 치매... 정말 공감합니다. 한때 저는 스스로를 인간 네비게이션이라 칭했지만 이젠 간단하고 몇 번 갔던 길도 네비가 없으면 불안해요. 그리고 이름을 수없이 까먹어서 언어학 전문가인 친구에게 물었더니(동사는 안까먹는데 명사만 까먹는 거 같아) 고유명사만 망각하게 되는 것이라더군요. 그건 지식에 속하는 것이라... 무엇가 메모해두지 않으면 순식간에 잊어버립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엇을 기억하고 싶어했는지조차도... 고대와 지금은 인간의 능력 자체가 많이 다른 것 같네요. 최근 구술문화가 또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구전이 또 그렇게 많은 능력이 필요한 줄 몰랐어요. 그랬군요... 당시엔 문자가 오히려 오해의 근원일 수 있었다니... 구전은 반드시 왜곡 굴절될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이 댓글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커뮤니티 방에 저장해 둘게요^^
@user-cx4uj2fd3d
@user-cx4uj2fd3d 3 жыл бұрын
​@@bookwindow 고대와 지금은 인간의 능력 자체가 많이 다른 것 같네요. -- 아니요. 인간 자체는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유전적 변이를 일으킬 수가 없습니다. 고대나 지금이나 종 자체의 발전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는게 맞을 겁니다. 단지 능력이 달랐던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방식이 달랐다는 겁니다. 고대와 지금은 삶 자체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우리는 현재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그 모든 정보를 머리에 담아서 사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고대에는 사건, 사고가 거의 없는 일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가지는 정보, 아버지가 가지는 정보, 아들이 가지는 정보가 모두 동일한 세상에 살았다는 것이죠. 아버지가 학자면 아들도 학자, 아버지가 노예면 아들도 노예식으로 살아가는 삶에서 가져야 하는 정보의 양과 내용의 변화는 큰 차이가 없는 사회라는 것이죠. 이런 사회에서는 아주 조그만 정보조차 권력이 됩니다. 최초의 문자는 거의 신의 의지를 알아보는 신탁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문자는 아주 소수에 의해 독점적으로 다루어질 수 밖에 없는 정보였죠. 그래서 대부분의 사회는 구전에 의해 정보를 전달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역시 대단히 엄격하게 전승이 이루어졌습니다. 고전을 많이 읽으시니 아시겠지만 지금은 수학의 공식으로 다루어지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초기에는 세상의 섭리, 진리였고 그래서 신의 영역의 정보였으며 그것을 다루는 것은 아주 엄격하게 제한되어 자신들 속에서만 전승되었습니다. 이렇게 전승되어질 때 중요한 것이 맥락입니다. 그래서 고전은 많은 경우 이야기형태로 전승되고 운율과 소리 하나까지 원형에서는 그 시대의 규칙이 있었을 것입니다. 동양에서도 과거의 시들을 보면 정형시가 많았고 그 이후에는 조금 느슨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지식이 권력이었던 시절에는 음 하나, 하나의 변경이 신성모독으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대의 사람들은 그런 틀안에서 기억을 구전으로 전달하는 훈련을 혹독하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능력이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서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수단이었을테니 말입니다. 지금도 바둑에서 나오는 신동, 그리고 모짜르트 같은 신동을 보면 어느 분야에서의 두각을 나타내는 신동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고 과거에는 무언인가를 쉽게 암기하는 능력을 가졌던 사람들이 권력층으로 출세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었던 것이죠. 우리는 지금 어떤 책을 반복적으로 읽어서 그 내용을 통으로 머리속에 넣는 일을 하지 않지만 과거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고 봅니다. 그렇게 자기들 머리속에 특정 정보를 집어넣어 그것을 자기들끼리 소통하는 것이 특권층의 허영이자 권위였기에 그 정보의 한자, 한자의 변형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대를 배척하는 빌미가 되었던 것이죠. 구전은 반드시 왜곡, 굴절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맞습니다. 그런데 구전만 그런것은 아니죠. 소리와 뜻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계속 변화합니다. 엄격한 구전은 오히려 원형을 지키면서 과거의 정보를 그대로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지만 글은 쓰인 글쓴이에 의해 아주 쉽게 편집되고 왜곡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글을 보고 그 글을 쓴 화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실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신이 아닌 다음에야 객관적인 글은 처음부터 만들어질 수 없고, 글로 된 기록들은 왕조나 지도체계가 바뀌면서 아주 쉽게 파괴되고 새롭게 쓰여질 수 있는 반면 민간에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구전은 사실은 원형 그대로의 정보를 담고 있을 가능성도 또한 농후합니다. 단지 시대가 변하면서 뜻이 변한 소리의 원뜻을 우리가 찾아내지 못할 뿐일지도 모르죠. 판소리 같은 것을 보시면 조선시대 후기의 소리인데도 우리는 그 소리를 바로바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소리가 그 시대의 원형의 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판소리처럼 윗대와 후대가 아주 엄격하게 도제식으로 전승을 하는 경우에는 글보다도 오히려 왜곡의 소지가 적은 것이 구전이죠. 우리가 고전을 볼때는 지금 우리의 상황으로 그 시대를 판단하면 안되는 것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해가 없이 고전을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식으로 정보를 짜집기하여 결론을 내는 컨텐츠들이 범람하여 요즘 인문학이 묘하게 왜곡되고 있는 것 같아 좀 씁쓸한데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많이 만들어 주시면 좋겠네요.
@bookwindow
@bookwindow 3 жыл бұрын
@@user-cx4uj2fd3d 그래서 고전 자체를 그대로 낭송하는 이 콘텐츠가 저는 참 좋습니다. 고전 그 자체를 잘 읽지 않고 사람들은 고전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해석들을 즐겨 읽죠. 특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그렇습니다. 군주론을 묘하게 해석해서 처세술이나 성공힉으로 변형시키기도 하는데 울론 군주론에는 그러한 요소가 많긴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 원전 자체를 충실하게 읽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어 고맙습니다~ 생떽쥐베리가 언어는 오해의 근원이라고 했는데요. 댓글을 읽어 보니 더욱 더 수긍하게 됩니다. 근데 저는 말이 오해를 양산한다고 생각했는데 문자 또한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구전이 가진 힘이 놀랍네요! 판소리가 재미있고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판소리를 낭독할 계획이 있답니다. 시대에 따라 인간의 능력을 사용하는 방식이 참 재미있네요.
@oktank7
@oktank7 2 ай бұрын
말장난같네요..ㅎㅎ 우째떤 잘들었습니다!!~~^^
@kalbee2186
@kalbee2186 2 ай бұрын
선생님 톤.
@user-qt8rf2wf2m
@user-qt8rf2wf2m 2 жыл бұрын
낭독해주신 책은 누가 번역한 책인가요? 출판사도 궁금합니다 의역을 너무 근사하게 했네요^^
@bookwindow
@bookwindow 2 жыл бұрын
제가 지금 외부에 있어서.... 책을 찾기 힘드네요. 실은 낭독할 때 번역이 그리 편하지 않았답니다. 초기에 낭독한 책인데 굉장히 힘들었어요^^ 댓글 보면 추천하는 번역가가 있습니다. 맨 위에 고정시킬게요. 박종현이나 천병희의 번역을 누구나 추천합니다. 참고하세요.
@user-qt8rf2wf2m
@user-qt8rf2wf2m 2 жыл бұрын
전 문예출판사 황문수님이 번역한 책을 앍었는데 이 책을 읽었을 때 보다 책들려주는 창가 님이 읽어주신 책을 들을때가 훨씬 깊고 편안하게 책의 내용이 이해됩니다^^ 고맙습니다^^~
@DAEGU_틀딱_KOREA
@DAEGU_틀딱_KOREA Жыл бұрын
에우튀프론도 해주세요 ㅎ 소크라테스 마지막말 오 그립톤 내가 아쓰 클레피오쓰에게 닭 한마리를 빚졌네 기억해 두었다가 생각나거든 기억해주게 ㆍ 소크라테스가 친구인 크립톤이 도망가라고 해도 안 간 이유는 악법도 법이라고 생각 했기 때문일것이다 ㅡ 일본의 법 철학자 오다카 도오모의 말
@bookwindow
@bookwindow Жыл бұрын
네에~ 책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user-xy8pb4ke5z
@user-xy8pb4ke5z 3 ай бұрын
변명이 아니라 변론이라고 지었어야합니다😂 감사합니다
@user-jinsu80
@user-jinsu80 2 ай бұрын
1시간 42분짜리 철학책이 짧은건 아님.
@user-xq7ol7uh6k
@user-xq7ol7uh6k 4 күн бұрын
당시 아테네 사람들은 "저 양반 말은 맞기는 한데, 듣는 사람을 더럽게 기분 나쁘게 하는 '말투'로 말해. 두 세번 듣다보면 '소리 안 나는 총'이라도 있으면 쏘아 죽이고 싶단 말이야!~"~ 이랬던 성 싶네요. 소크라테스의 죄라면, "말투의 힘"을 간과한 거랄까요? 외람되오나, 제가 그 자리 배심원이었더라도 '그 어투, 그 기분 상하게 하는, 재판받는 태도' 등으로 보아 '소리 안 나는 총'인 유죄평결에 손을 들었을 듯요. 소크라테스는 의욕이 넘쳐 설득의 기술 중 '말투의 힘'을 좀 간과한 측면이 있어 보이네요. 1차 유무죄 평결에선 표차가 별로 안 나는 정도였는데, 2차 형량 평결 직전에 소크라테스의 계속적인 거만한 태도에서 사형선고 쪽에 압도적 숫자가 나왔다는 후문을 들었거든요. 이 영상을 청독하다 보니, '말은 다 맞긴 한데, (듣는 사람들이) 기분상하게 만드는 말투들만 골라 쓰시네' 싶은 느낌이 쏴~ 드네요^😥^
@momomomo-vp4hu
@momomomo-vp4hu Жыл бұрын
고대사회 유럽에서 벌어진 일들이 오늘날 최첨단 현대사회에서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을 보며 얼마나 그동안 대한민국을 오판하고 있었는지 전국민들은 뼈저리게 깊이 반성해야 할것이다.
@zhimingli9948
@zhimingli9948 2 жыл бұрын
플라톤 국가 읽어 줄수 있어요?
@bookwindow
@bookwindow 2 жыл бұрын
네~ 읽을게요! 본문을 다 읽기 위해서는 절판 도서를 구해야 되는데 책을 찾아 볼게요.
@zhimingli9948
@zhimingli9948 2 жыл бұрын
@@bookwindow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bookwindow
@bookwindow 2 жыл бұрын
@@zhimingli9948 플라톤의 국가 절판 도서를 찾고 있는데 찾을 수가 없네요. 만일 절판 도서가 없으면 출판사에 문의해서 책 전체를 읽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시일은 좀 걸릴 것 같아요, 올해 내로는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zhimingli9948
@zhimingli9948 2 жыл бұрын
@@bookwindow 감사합니다
@user-tg3et8ib7k
@user-tg3et8ib7k Жыл бұрын
일본에게 고스란히 넘겨 주었다 반성과 사과도. 없이 슬픈대한민국 친일제거 ㅁㆍ ㅅ한 민죡의 서러움
@user-jinsu80
@user-jinsu80 2 ай бұрын
3. 궤변론자는 맞지만, 소피스트 반대론자였음.
@tkeating1533
@tkeating1533 4 ай бұрын
해석이 잘못되어서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더 적절한 해석이라고 전공자이신 성균관대 박종현 교수님의 책에서 그렇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해석이 잘못되었다는 거죠! 소크라테스가 잘못한게 없는데 왜 '변명'이라는 딱지를 붙이죠? 내용을 보더라도 결코 '변명'이라는 제목에 동의하기 힘듭니다! 자신의 철학의 순교자라고 하는데,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입장을 '변론'하는 것이죠!
@bookwindow
@bookwindow 4 ай бұрын
좋은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다수의 책들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 제목을 붙여서 별다른 생각 없이 이렇게 굳어진 것 같네요
@user-bf3ds2yb1c
@user-bf3ds2yb1c 3 ай бұрын
선생님, 저는 잘 몰라요. 처음듣습니다 왜 이렇게 긴지요? 애기해주세요, 너무이상해요 무엇인지요?.. 질문이 늦었지만요,
@bookwindow
@bookwindow 3 ай бұрын
전편을 읽어 길게 느껴지시나 봅니다. 이 영상보다 긴 작품들도 많아요~^^
@user-wf9ci8be4q
@user-wf9ci8be4q 3 ай бұрын
변명,인샬라!
@user-tg3et8ib7k
@user-tg3et8ib7k Жыл бұрын
일본에게 고스란히 넘겨 주었다 반성과 사과도. 없이 슬픈대한민국 친일제거 ㅁㆍ ㅅ한 민죡의 서러움
소크라테스의 변명 오디오북|명언|철학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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